[임기대]2012년 대전 문화를 생각하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임기대]2012년 대전 문화를 생각하며

[문화 초대석]임기대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2-12-23 14:03
  • 신문게재 2012-12-24 20면
  • 임기대임기대
▲ 임기대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임기대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외형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대전 문화가 최근 들어 원도심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자원에 주목하여 성과를 내고 있다. 근대 건축물, 문화예술 공간, 문화 생산자, 창작 활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신도심에는 예술의 전당, 시립미술관, 선사박물관, 고암문화재단, 한국족보박물관 등의 문화기반시설이 꾸준히 확충되고 있다. 2014년에는 국악전용극장까지 들어선다고 한다.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시대에 문화기반시설을 통해 문화예술을 일상적으로 경험토록 하고 여러 모습을 입혀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으니 긍정적인 일이다.

이런 공간들 이외에도 작은 도서관들은 책을 통해 지역민들이 서로 토론과 문화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발적으로 시작된 작은 도서관은 이제 주민공동체 축제 및 사회적 기업으로까지 확장되어 지역민들의 문화공동체로 자리하고 있으며, 더 확산될 분위기다. 소단위 축제들 또한 대전 문화를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다. 대흥동, 궁동, 전민동, 회덕동 등의 축제는 주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대표 축제들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외면한 채 많은 예산을 들였던 '대전국제푸드&와인 페스티벌', '대전국제소믈리에 페스티벌' 등과 대조를 이룬다. 이런 점에서 대규모 축제보다 지역민들의 정체성과 화합을 일궈낼 수 있는 작은 축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흥동 소극장 활성화 또한 눈여겨볼 수 있는데, 대흥동의 활성화는 소극장의 활성화, 문화카페, 근대경관 보존, 다양한 먹거리 공간 등이 공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도심문화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취지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어디 소극장만 그러한가. 많은 갤러리들과 화랑, 더불어 문화 관련 단체들이 원도심에 자리하면서 원도심 상권 변화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았던가. 이런 새로운 변화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등이 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문화공간 활용의 경우, 대전창작센터가 2008년 들어서면서 대전의 근대건축물을 그대로 활용한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수 있다.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 일에 익숙한 우리에게 문화공간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례를 통해 향후 충남도청의 활용 방안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중요한 문화자원,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대선 공약과 같은 정치적 공약이나 중앙정부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 차원에서 주도적인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 일 년 동안은 대전에서의 문화사업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담당한 대전문화재단의 활동이 눈에 띈다. 설립 초기와는 달리 주도적으로 현재의 대전 문화예술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지만 지역간의 문화적 간극을 최소화하고,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에 맞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균형있게 만들어 펼쳐갔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도 부여해야 한다.

올 한해를 볼 때 대전의 문화예술은 분명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많은 행사들이 있었지만 총체적인 문화정책의 부재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민들에게 더 나은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문화는 한 순간에 이루어지 않는다.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잘 살릴 때 문화정책의 긍정적인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 으능정이에 LED 영성거리 조성, 과학 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장소에 롯데테마파크와 같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화정책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