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철]인류의 영약, 고려인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동철]인류의 영약, 고려인삼

[월요아침]박동철 금산군수

  • 승인 2012-12-23 14:02
  • 신문게재 2012-12-24 20면
  • 박동철 금산군수박동철 금산군수
▲ 박동철 금산군수
▲ 박동철 금산군수
흑룡의 한해가 가는 시간이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회고하고 새로운 한해 맞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마음 한구석의 무거움을 지울 수 없다. 1500여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고려인삼은 단순히 한국의 대표 농특산물이라는 상품적 개념을 뛰어넘어 민족의 정신적 유산의 하나로 계승되고 있는 신비의 영약이다. 2010년 국제식품위원회(CODEX)에서 공인 식품으로 공인된 바 있고 문화관광부 주관 10대 문화상품으로 선정된 바도 있다.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등 고려인삼은 역사적인 가치나 의학적 효능이 세계 최고임을 자부한다.

이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고려인삼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는 한약재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는 명분하에 2011년 10월 1일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규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인삼류 한약재에 대해서는 2년간 유예 후 시행할 계획이다.

본 규정 시행시 한약재로 사용되는 인삼류의 경우 한약재 제조업소에서 제조되는 인삼만이 한약 도매업소로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전국 600여 제조업자와 200여 상인들의 영업기회 박탈로 인삼 유통시장의 붕괴가 불 보듯 뻔한 현실이다.

또한 검사된 백삼의 80%이상이 한약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약재 제조업소에서 제조 후 유통된다면 인삼산업법상 인삼류 제조업소에서 백삼류 제조를 하지 않아 인삼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백삼산업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인삼산업법에 의해 엄격한 검사 후 또 약사법 관련 규정에 의해 검사한다는 것은 이중규제로써 인삼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이다. 이에 우리 군에서는 수차에 걸쳐 국회와 정부 관련부처를 방문해 이해와 설득, 건의를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한약재에 사용되는 인삼류는 약사법의 규정에 따라 한약재 제조업소의 제조를 고수하고 있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인삼산업법 규정에 의해 제조ㆍ검사ㆍ가공ㆍ유통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인삼업계 종사자들이 떠안고 있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담당 국과장, 식약청 연구관과 회의를 한 바 있었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현실과 백삼의 역사적 유래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약재 수급 및 유통 관리규정 시행시 인삼산업에 미치는 영향, 지역상권 붕괴 등 문제점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하지만 담당 국장은 한약재 제조업 허가 및 유통체계의 완화, 행정적 지원 등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마련 약속과 함께 인삼류 한약재도 규격품대상 한약으로 관리한다는 종전의 입장과 변함이 없었다.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 부처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정책의 시행은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늦었지만 인삼을 이중규제하거나 인삼업계와 농민을 정부 정책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중앙 정부 차원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이런 문제점으로 지난 8월과 11월에 이인제, 양승조 의원이 입법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다른 한약재와는 달리 이미 인삼산업법에 따라 관리해 온 인삼을 약사법 적용으로 이중규제한다면 제조업체의 혼란과 비용부담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드시 약사법의 개정을 통해 인삼류 한약재의 경우 인삼산업법에 따른 특례조항 신설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연초에 제기되었던 농림수산식품부의 인삼산업법상 검사 예외규정 삭제 개정계획은 지역 인삼업계의 반발과 우리군의 발 빠른 대응으로 추후에 검토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며칠 있으면 2013년의 희망찬 새해 아침이 밝아 온다.

한ㆍ미 FTA의 발효와 함께 한ㆍ중 FTA의 협상 개시로 인삼류 국제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심화되고 국가간 무역장벽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인삼산업도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인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인삼업계가 지혜와 슬기를 모아 역경을 헤쳐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