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존속살해범 현장검증이 17일 오후 서구 장안동 장태산 입구 주변에서 실시돼 피의자인 김모씨가 사건 재현을 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17일 오후 2시 친부 살해 및 암매장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열린 대전 서구 장안동의 한 펜션.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 김모(33)씨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른 체구와 초췌한 얼굴의 김씨가 모습을 보이자 이를 지켜보던 등산객과 주민들이 혀를 내둘렀다.
이날 검증현장에는 경찰과 취재진, 주민 등 30여명이 30여분간 진행된 김씨의 잔혹한 범행과정을 지켜봤다.
한 주민은 “당혹스럽다. 같은 동네에서 아들이 친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다니 세상이 무섭다”며 “주민들도 언론을 통해서 범행사실을 접하고 불안에 떨었다”며 치를 떨었다. 지켜보던 다른주민도 “평소에 그런 모습의 아들이 아니없는데 어쩌다 그런 범행까지 이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이날 서구 장안동에서 김씨의 '친부살해 후 암매장사건' 범행 전 과정을 검증했다. 김씨는 지난 9월 28일께 부친을 둔기로 살해 후 암매장한 범행 상황을 침착하게 재현했다.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 곳은 기거하고 있던 펜션의 별관 앞.
부친을 살해한 장소는 다른 지대보다 위치가 낮고 비닐 등에 가려져 범행현장이 은폐되기 쉬운 곳이었다. 피의자 김씨는 둔기로 친부를 내리치는 모습을 몇 분간에 걸쳐 재현했다.
경찰의 질문에 김씨는 “말다툼을 벌이다 부친에게 얼굴을 2~3 차례 맞고 넘어졌다”며 “일어서는 순간 탁자에 놓여 있던 둔기를 발견하고 분노해 부친을 수차례 내려쳤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어 친부를 살해한 뒤 범행장소 바로 옆 객실 내 화장실로 시신 역할인 마네킹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김씨가 현장검증을 벌인 곳은 부친을 살해한 별관 뒷편 난간 아래. 김씨는 마네킹을 들쳐메고 50㎝ 깊이의 구덩이에 부친의 시신을 넣고 흙으로 덮은 후 대리석으로 가렸다.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버지께 죄송하다. 용서를 빈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며 짧게 대답한 뒤 자리를 옮겼다.
김씨의 전 범행과정을 지켜본 주민은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느냐.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다니 끔찍한 일이다”고 성토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 결과와 함께 수사를 끝마치는 대로 검찰로 김씨를 송치할 계획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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