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진섭]여론과 선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방진섭]여론과 선거

[사이언스칼럼]방진섭 카이스트 ICC운영부장

  • 승인 2012-12-17 14:12
  • 신문게재 2012-12-18 21면
  • 방진섭 카이스트 ICC운영부장방진섭 카이스트 ICC운영부장
▲ 방진섭 카이스트 ICC운영부장
▲ 방진섭 카이스트 ICC운영부장
바야흐로 나라가 온통 제18대 대통령 선거로 들썩이고 있다. 초기의 비전과 정책 중심의 선거는 오간데 없이 차츰 혼탁한 네거티브 공세만이 난무하고 오직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만이 가득하다.

지지자들 간에도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과 경쟁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고 말꼬리 잡고 비난하기에 바쁘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정치는 여론이고, 여론이 정치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감성적인 여론은 순간일 수 있으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여론은 탄탄한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합리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통한 판단을 하고 있는가! 개인에 따라 이념과 사상과 철학은 모두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타인을 나와 다르다고 인정하는 기본에서 출발할 때 나도 타인의 기준에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러기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해야만 함께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가 그러하듯이 이번 대통령 선거도 국가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선택이다.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을 생각할 때 대통령이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어떤 선거하고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후보들뿐만 아니라 지지자들 간에도 치열한 경쟁과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운동들을 벌이게 된다. 특히, 여론은 바람과 같아서 언제 돌풍이 되고 거대한 태풍이 될지 모르는 습성이 있다. 그러기에 한 쪽이 바람을 일으키려하면, 다른 한 쪽은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여론은 이성적인 합리성을 떠나 때로는 감성과 대중심리를 따라 조작되고 형성될 수 있는 불안정성이 있다. 그러기에 여론이 합리적으로 형성되고 있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고,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SNS 등 여론의 소통기구가 다양화되고 개인화되면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여론이 형성되고 신속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예전에 막강한 여론형성의 주도권을 행사하였던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한 새로운 여론 주도층이 나타나게 되고, 보다 다양한 여론이 시중에 퍼지면서 유통되고 선택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론 유통 경로의 다양화는 보다 많은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되고 합리적인 판단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책은 때로는 복잡하게 생각되고, 피부로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순간적인 여론과 감성에 휩쓸릴 수 있는 개연성도 높게 된다.

여론에 영향을 받았거나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신념에 따르거나 새로운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결정을 했는지에 상관없이 선거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다. 여론은 순간일지 모르지만 선거를 통한 선택은 상당기간 우리의 삶에 유무형의 영향을 미치게 되고, 미치는 영향에 따라 다시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여론에 민감해야 되지만, 그렇다고 여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편승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치열했던 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도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고 개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론이 정치이고, 정치가 여론이지만, 최종적으로는 합리적인 투표가 여론이고 합리적인 여론이 투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최종의 선택이 어떻게 되던 간에 우리는 그 결과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성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다양하게 형성되고 유통되었던 여론도 선거종료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그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후보 및 지지자들 간에 극단적으로 치달았던 경쟁도 눈 녹듯이 녹아내리기를 소망한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소중한 이웃이고, 친구이고, 동료이기 때문이다. 금년 한해도 서서히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치르게 되는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면서 모든 국민들의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5.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1.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2.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