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종시 '살얼음판' 도로 가보니…

  • 정치/행정
  • 세종

[르포] 세종시 '살얼음판' 도로 가보니…

14일 출근시간 교통사고만 90건… 도로관리체계 재정비 필요 2분당 1대꼴 '쾅'… 전쟁터 방불

  • 승인 2012-12-16 16:32
  • 신문게재 2012-12-17 7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르포-세종시 '살얼음판' 도로 가보니…

▲유성~세종 연결도로상에서 접촉사고로 심하게 일그러진 차량<왼쪽>과 첫마을 5단지 진출입로 통과바를 들이받고 멈춰선 차량.
▲유성~세종 연결도로상에서 접촉사고로 심하게 일그러진 차량<왼쪽>과 첫마을 5단지 진출입로 통과바를 들이받고 멈춰선 차량.
“오전 6시부터 내린 비가 살얼음판을 형성했고, 출근 차량이 도로로 쏟아져나오면서 미처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천재지변이었죠.”

지난 14일 세종시는 도로 전역에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비가 내리면서 도로는 살얼음판으로 변했고, 출근길 차량들은 단순한 비로 생각하고 도로를 달리다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실제로 오전 7시28분께 반석역을 출발, 세종~유성 연결도로와 학나래교를 지나는 도로는 접촉 및 가드레일 충돌 사고로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 부서진 차량의 백미러등 등의 파편이 떨어져 있었고, 편도 4차로 바깥 차선은 비상등을 켠 채 정차한 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건설현장이 많은 특성상 대형트럭은 아예 이동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2차례나 되는 언덕길은 운행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결국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30분에야 학나래교를 통과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10분이면 통과할 수있는 구간이었다. 예상치못한 상황에 관계 당국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두리교에서는 경찰 차량마저 접촉사고로 멈춰섰고, 이날 일어난 크고 작은 사고만 90건에 달한 것으로 세종경찰서는 분석했다.

3시간 기준 2분당 1대꼴로 사고가 난 셈이다. 첫마을 5단지 입구에서는 진출입로 통과 바를 들이받는 사고도 목격됐다.

행복청과 세종시는 제설대책상황반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힘에 부쳤다. 역주행을 하기도 하면서 모래를 뿌렸지만, 천재지변과도 같은 상황을 막아설 수없었다.

세종에서 유성으로 나가는 차량도 최소 2시간 가까이 지·정체 현상을 맞이했다.

바이모달트램은 아예 운행을 포기했고, 일반 시내버스도 운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류장에는 20~30명의 시민들로 긴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학생들과 일부 시민들은 아예 차량을 한쪽에 세워놓고, 자전거도로 위를 급하게 달리는 모습도 적잖이 포착됐다.

폭설 당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진 것과 비교할 때 이날 상황만 놓고 보면, 내년 3월말까지 제설대책 기간동안 새로운 대책마련의 시급성을 알렸다.

16일 오전 8시께 학나래교에서 발생한 15중 연쇄 추돌 사고도 관계 당국의 도로관리체계 재정비 필요성을 입증했다. 이날 사고로 박모(40)씨 등 모두 10명이 경상을 입었고, 경찰은 안개 속에서 앞서 난 사고차량을 피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사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날 대전시와 충남도 등 충청권 일대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고, 이로 인해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