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 야구계 긴장시킨 입시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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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역 야구계 긴장시킨 입시 비리

  • 승인 2012-12-13 19:12
  • 신문게재 2012-12-14 21면
야구계에 당혹스러운 일이 또 터졌다. 전 프로야구 감독 등이 입시 비리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대학 야구부 감독 시절 입시 청탁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배임수재)다. 승부조작으로 연초부터 어수선했던 스포츠계가 입학 비리의 검은 거래로 한 해를 마감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비뚤어진 관행이 범죄가 됐다.

전·현직 감독의 소환으로 지역 야구계도 긴급회의를 여는 등 수사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계를 뿌리째 뒤흔든 승부조작의 재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 야구계의 연루 유무와 관계없이 그동안 스포츠계에 불법과 비리가 터질 때마다 ‘근절’을 외쳐왔지만 헛말이었음이 드러났다. 끼워넣기 식 부정입학의 양상도 달라진 게 없었다. 입시 비리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구조화돼 있다는 결정적 증거다.

지역 야구계와 학교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기를 바라지만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금전만능주의가 빚은 입시 부정의 파장은 뿌리가 깊다. 학부모와 감독이 개입된 부정 양상은 돈이면 뭐든 해결된다는 허황된 과열교육이 빚은 결과라 할 것이다. 다른 학교를 대상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일파만파로 충격이 커질 개연성도 있다.

기량이나 성적이 부족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때 개입되는 것이 바로 검은 돈이다. 일부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브로커 역할을 하는 고교 및 대학 감독의 도덕불감증은 뜯어고쳐야 한다. 스카우트비 부족, 운영비 조달 압력이 부정을 부추기지 않았는지도 함께 돌아볼 일이다.

우수 선수에 다른 선수를 끼워넣은 방식의 관례화는 대학입시의 불편한 진실이다. 스포츠계의 관행 개선, 대학 측의 제도 쇄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함을 알 수 있다. 스포츠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자각이 절실하며 경각심을 갖도록 특단의 당부도 필요하다. 해이해진 의식을 비집고 검은 거래는 늘 마수를 뻗치게 마련이다.

승부조작에 이은 입시 비리 사건으로 야구계는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일로 전체 야구계가 침체되거나 휘청대지 않았으면 하지만 만연한 스포츠계 비리는 강력하게 뿌리뽑는 수밖에 없다. 핵심 고리인 브로커 근절 없이는 스포츠계 비리 근절이 어렵다. 감독이 브로커가 되고 학부모가 검은 거래의 공모자가 되는 잘못된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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