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사촌이 땅을 샀는데 진짜로 배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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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사촌이 땅을 샀는데 진짜로 배가 아프다?

신체화 증후군

  • 승인 2012-12-13 14:33
  • 신문게재 2012-12-14 1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최지욱 교수
▲ 최지욱 교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남에 대한 질투의 감정이 복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노의 감정이 가슴 속에 응어리가 쌓여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신경을 조금이라도 쓰려하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토할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좌절감과 불안감은 위장 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환자들은 자신이 뭔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아 병원을 전전해도 아무런 신체적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이로 인해 신경 안정제 남용에 빠지기 쉬우며, 흔히 감기약, 두통약, 간장약, 스테로이드제등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경제적 낭비도 하게 된다.

신체화 증후군은 수년에 걸쳐서 다양한 신체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병원을 찾아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으로,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자신의 마음 속 갈등은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성'이란 진단 하에 정신과 치료를 권유해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분노나 원망의 감정들과 직면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회피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즉, 신체화 증후군은 신체적 질환이 있지도 않은데 심리적 요인이나 갈등에 의하여 나타난 것으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장애를 말한다.

또 환자 개인이 책임져야 할 어려운 일을 당했거나 배우자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등의 정신적, 사회적 요인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개는 심리적으로 불안이나 우울감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

이외에도 환자 자신의 감정이나 솔직한 심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강박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또 고부간, 직장에서의 상하관계, 군대사회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에도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주게 되므로 혈류 및 내분비계의 변화를 초래하고 근육의 이상 수축을 유발시켜 여러 가지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 증후군은 여자가 남자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30대 이전의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며, 여성 100명 중 1~2명에게서 나타난다.

학력이 낮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계층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하며, 알코올 중독, 우울증, 성격 장애 등의 정신과적인 문제를 가진 경우가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가족력이 있어서는 환자의 어머니나 여자 형제 또는 딸에게서 일어나는 빈도가 10~2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화 증후군의 특징은 수년에 걸쳐 여러 신체 부위에 걸쳐서 나타나고, 신체검사 소견의 이상과는 관계없이 조기에 발병하고 만성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막연한 다발성 증상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치료 방법은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도록 배려하는 정신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환자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이 같은 장애가 정신적인 원인에 의하여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서 항불안제 등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건강염려증은 신체화 증후군과는 달리 신체 증상을 잘못 해석하여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몹시 두려워하고,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의학적인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최근의 사회가 이 같은 증상을 부추기고 있다.

최지욱 교수 대전성모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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