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 스마트폰 내다판 택시기사 무더기 적발

최고 23만원 매매… 장물업자 2명 등 24명 덜미

대전 일원에서 손님들이 택시에 놓고 간 스마트폰을 불법 매입한 장물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강력계는 12일 택시기사로부터 장물 스마트폰을 매입한 혐의로 매입책 최모(35)씨 등 2명을 구속,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분실스마트폰을 건넨 택시기사 명모(44)씨 등 2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대전 일원의 택시기사들로부터 분실된 스마트폰 55대(4700만원상당)를 장물로 취득한 혐의다.

장물업자들은 하루에 7~10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매입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장물책이 150여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매입했다는 진술도 확보, 이들이 불법매입한 스마트폰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유흥가 밀집지역 등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곳에서 택시기사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택시기사들에게 스마트폰 액정을 보여주며 접근, 몇 분내 현금거래를 하고 사라져 경찰추적을 피해왔다.

장물책들은 택시가 많이 몰려 있는 지역에선 분실스마트폰을 매입하려고 자리다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검거된 택시기사들 가운데는 개인택시 1명, 나머지 21명은 법인소속으로 회사만 20여곳에 이르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하루운전을 해도 10만원을 벌기 어렵지만 승객이 분실한 스마트폰 1대를 팔면 하루 일당벌이가 돼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택시기사들은 손님들이 놓고 간 스마트폰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대당 8만~23만원에 장물업자에게 넘겼다. 장물업자들은 또 다른 상선에게 매입한 가격의 두배정도를 받고 스마트폰을 다시 판매했다.

이같이 장물업자들이 취득한 스마트폰은 중국 등 해외로 밀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전 1시 50분께 중구 유천동 한 노상에서 용의자들이 장물을 매입하는 현장을 덮쳐 장물 유통책을 검거했다.

경찰은 장물책들의 또 다른 상선을 추적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택시기사들이 승객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을 팔아넘기는 일이 반복돼 죄의식이 없어지고 범죄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며 “주인에게 분실물을 돌려주는 대다수 선량한 택시기사들까지 오명을 쓰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고자 기획수사를 전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분실된 스마트폰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장물로 넘긴 택시기사들은 1년이하의 징역, 3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