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자원봉사의 근본 취지와 달리 실적 평가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실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하고 생색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 정서상 실적으로 등록하기까지도 어려움이 많다.
12일 대전시가 밝힌 자원봉사자 등록인원은 23만7115명으로 인구대비 15.6%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4%가 늘어난 수치로 해마다 자원봉사자 등록인원이 늘고 있다. 이는 대구, 울산 등에 이어 전국 3위권에 드는 높은 등록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활동인원은 등록수 대비 83.12%로 전국에서 하위권이다.
이는 봉사자들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기보다 활동이후 실적 관리 자체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복지시설에서 가장 많은 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복지부 시스템과 실적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행정안전부 시스템간 호환이 되지 않아 실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펼치고 있는 봉사활동 역시 교육부 시스템에 등록되도록 돼있어 행안부 시스템에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지만, 지역 정서도 실적 관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 자원봉사 담당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봉사자 상당수는 자신의 봉사실적이나 시간을 지표화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어느 지역보다도 봉사활동이 많이 이뤄지는 대전지역 입장에서는 실적관리와 봉사에 어떻게 집중하느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부터 자원봉사 활동 실적관리에 나설 예정이지만, 자원 봉사의 근본 취지에 문제가 될 수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한 지역인데 실제 활동 시간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다”며 “활성화 방안과 인센티브 등 대안을 찾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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