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연세소아과병원장ㆍ금산문화원장 |
그의 업적 중에 선과 면과 점의 차이를 밝혔다는 내용도 있는데, 아무리 가는 줄로 삼각형을 그려도 그 줄 자체가 하나의 가늘고 긴 면(面)일 뿐 선(線)은 그릴 수 없다고 갈파했다. 그래서 선으로 그린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은 표현할 수 없는 상념 속에만 존재하는 도형이 되었다.
이제 며칠 뒤에 우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7명의 입후보자 중 한 사람을 뽑는 선택을 해야 한다. 후보자마다 장밋빛 공약을 내걸고 있고, 누구나 '내가 당선되면 당신을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살게 해주겠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지만 자기 주머니 털어 베풀어주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갖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것인데, 그 말을 듣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사람이 못나고 못돼서 우리 삶이 이렇게 팍팍했었나 싶다.
우리를 잘 살게 해주겠다는 입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은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처럼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존재로 공약(空約)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점점 더 커져가는 거대함정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나가는 선장이다.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훌륭한 사람을 뽑아 5년 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사람이기 때문이다.
국민으로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는 바로 선거를 통해서다. 민주주의의 장점이다. 민주주의라고 해서 항상 바른 제도는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민주주의로 성인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내몰았고, 20세기에 들어서도 독일은 선거로 히틀러를 선택했다.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과 같다. 유럽에서도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 말이다.
두 경우는 공통점이 있다. 시대가 '하 수상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를 죽인 투표가 있던 시기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엄청난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던 어려운 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다. 독일도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역사상 가장 지독했던 인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던 시기였다.
지금 우리나라도 어렵다. 전 세계가 어렵다. 불경기가 언제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노인도, 장년층도 젊은이도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누가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있는지, 어떤 이가 진실되게 국민만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최선의 후보자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차선(次善)의 적임자라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안철수씨와 심상정씨가 중도퇴진하고 7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했다.
이 일곱 명의 후보자 중에서 다음 5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나를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설사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되지 않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 내가 투표장을 향하는 마음 자체가 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이 의지를 갖고 그 의지가 모인다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투표를 해야 한다. 내가 투표권을 포기한다면 당선된 대통령이 아무리 헛짓을 해도 그 사람을 비난할 권리가 나에겐 많지 않다. 내가 포기한 일이니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12월 19일에는 30분만 시간 내서 투표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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