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영 충청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
우리나라는 80년대 초반까지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하지만 지금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 사회체계 유지를 위한 적정 인구가 부족한 실정이 되었다.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그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한 미래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의 정확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다면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진다. 인구통계 자료는 미래 사회구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충청지방통계청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충청지역의 변화모습을 담은 기획 보도자료 '출생에서 사망까지'를 발표했다. 충청지역 출생아수는 1일 평균 51명에서 46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5명 감소했고, 여성 1명이 평생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도 약 1.4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으로 최근 약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학교에서의 학급당 학생수도 초등학교의 경우 33명에서 24명으로 10년 만에 9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0, 70년대만 해도 한 반에 70명이 콩나물시루마냥 빼곡히 들어 앉아 수업을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업이나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싶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학생들은 더 나아진 교육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정책에 따른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아이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다.
또한, 눈에 띄는 변화는 고령인구 비율의 증가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노령화지수가 높아지고 있고,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해 10년 전에 약 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지금은 약 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는데 반해 그에 대한 대책과 방안이 미처 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출산율이 높아져 생산가능인구가 많아지지 않는 한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률은 10년 전에 비해 대도시는 증가, 농촌지역은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주된 사망원인으로는 암(癌)이 예나 지금이나 1위를 차지했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질환이 그 뒤를 잇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운수사고와 간질환에 의한 사망은 줄고 고의적 자해(자살), 폐렴에 의한 사망은 다른 사인(死因)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질병에 의한 사망은 어쩔 수 없다지만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매년 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의 주된 원인으로는 학교성적 비관과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청소년의 자살, 사회적 소외감과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령자의 자살,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효과 등을 들 수 있겠다. 자살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우리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예방법을 제정하고 자살예방센터를 설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자살로 인한 사망 소식은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우리는 앞으로 2년 뒤에 닥쳐올 변화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를 하지만 10년 후에 올 변화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 우리가 당장 코앞에 닥친 일에만 급급해한다면 과연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까지의 10년보다 좋게 변할지 나쁘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좀 더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을 갖고 당장의 성과는 없어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앞으로 10년 후에, 아니 100년 후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세상을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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