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정진철 대전복지재단대표

[중도초대석]정진철 대전복지재단대표

사회복지전달체계 효율화 필요있어… 복지수요의 중복 문제 해결 노력 복지재단은 지원하고 돕는기관, 시민사회가 적극 활용해줬으면…

  • 승인 2012-12-11 14:15
  • 신문게재 2012-12-12 11면
  • 대담ㆍ정리=한성일 사회단체부장대담ㆍ정리=한성일 사회단체부장
[중도초대석]정진철 대전복지재단대표

대전복지재단(대표 정진철)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이에 지난 6일 대전복지재단 정진철 대표 사무실에서 정 대표와 인터뷰하면서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소통과 행정의 달인답게 막힘없이 복지재단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 대표로부터 이제 막 돌을 지난 걸음마단계의 복지재단이 빠른 시일내 자리잡게 된 배경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다. 정 대표와 나눈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  사진=김상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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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상구 부장
-태동에서 걸음마단계까지 지난 1년간 급성장을 거듭해온 대전복지재단의 출범 1주년을 축하드린다. 1주년을 맞는 소감을 말해주면 좋겠다.

“지난해 처음 대전복지재단을 맡았을 때는 솔직히 앞이 캄캄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이니까 어려웠다. 직원들과 함께 서울복지재단과 경기복지재단을 벤치마킹하러 다녀오면서 '우리는 언제 저 단계에 오를까'생각하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은 희미한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우선은 기관 형성을 위해 직원들과 힘을 합쳐 노력했고, 사회복지계에 복지재단이 뿌리를 내리는데 주력해왔다. 지난달 복지재단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각계각층으로부터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아 내 자신이 겨우 낙제점을 면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복지재단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개인적으로는 내년이 더 걱정이다. 올해는 무엇을 하더라도 성과가 되고, 실수를 하더라도 양해가 되었지만 내년은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많이 된다.”

-대전복지재단 창립 후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재단 출범 첫 해는 기반조성 단계였다. 올해가 재단이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데 주력한 기반조성 단계였다면 내년은 안정화 단계, 내후년은 정착 단계가 될 것이다. 시민복지욕구조사와 사회복지전달체계 효율화방안 연구 등과 함께 사회복지계와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에도 더 주력할 생각이다. 연구개발과 사회복지계 지원, 역량강화, 네트워킹 등 복지재단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상호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

재단에서 한 사업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무엇보다 '쪽방마을 사랑나누기'사업이다. 재단의 쪽방마을 사랑나누기 사업이 기존 사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쪽방주민들의 환경을 개선시키고 그들의 삶의 문제에 깊숙이 들어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 점이다. 관련되는 모든 당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민간복지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면서 복지재단이 복지 현안에 접근하는 모델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밑반찬을 지원해주고 사례관리를 해주면서 300여가구의 쪽방민들과 마음을 나누다보니 역시 진심은 통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

-대전시행정부시장 시절 '갈등 조정을 통한 타협의 달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으로 안다. 이제 대전복지재단 대표를 맡은 이후 어려운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재단을 위한 재단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계와 시민과 함께 하는 재단이 되어야한다.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아직도 일부분은 서먹서먹한 경우가 있고, 아직도 재단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재단이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신설기관이 빨리 틀을 잡고 일을 하려면 직원들을 독려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의 나에 대한 부드러울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강하게 담금질했던 것 같다. 1년동안 30여개 기관을 찾아가 복지재단의 역할을 이해시키고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많은 부분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다.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갈 생각이다. 올 한해는 쪽방사업과 복지만두레 사업에 치우쳐 재단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대전시와 재단, 사회복지계가 역할을 분담해 각자의 기능을 담당하는게 중요하다. 내년에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연구개발 업무에 주력할 생각이다. 그리고 사회복지계의 수준 향상을 위해 빈 곳을 채워주고, 메워주고, 컨설팅해주고 지원해줄 계획이다. 여기에는 상호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충남대와 손잡고 전국 최초로 복지CEO 과정을 개설해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재교육을 도왔다. 지원과 네트워킹면에서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나름대로 평가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인들의 체육대회나 워크숍 등을 지원하면서 횡적인 네트워킹에도 나름대로 성과가 컸다. 우리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우리 재단을 잘 활용해줬으면 좋겠다.”

-정 대표가 꿈꾸는 복지란 어떤 것인가.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복지관에서 야학교사를 10년동안 했고, 지난해 복지재단 대표로 취임하기 전에도 서울에 있는 모 복지관에서 잠시 봉사활동을 했지만 복지전문가는 아니다. 대전복지재단 대표 취임후 대전에 내려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복지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복지공부를 하다보니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에 대한 논쟁을 접하게 되는데 이는 이론적이고 수사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 현실적으로는 이 두 개념이 상대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무상급식의 경우 모든 학생들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급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보편적 복지'지만, 학생들에게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선택적 복지'다. 또 어느 한 가지 형태의 복지로 현실 문제를 다 해결할 수도 없다. 결국 이보다는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때에, 필요한 복지가 제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별 복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복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전달체계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전달체계 효율화를 통해 복지의 고질적인 문제인 '중복'과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재단에서는 올해 공공부문 전달체계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1개 구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하려 한다. 그 주요 내용은 결국 사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될 것이다. 또 복지자원조사 사업을 통해 대전에 존재하는 복지 자원이 어디에 얼마가 있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지 수요에 대해 적절하게 공공과 민간의 복지자원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재단 창립시 정체성 문제, 각 사회복지기관들 사이에서 옥상옥 기관이라는 비판, 선거를 앞두고 창립된 단체 등 여러 곱지 않은 시각들이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정 대표의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어떤 리더십을 추구하는가. 그리고 앞으로 대전복지재단은 어떤 성격의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리더십이라고 할 것도 없다. 단지 기관의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기관장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큰 울타리가 되어 밖으로 나가려는 경우만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외부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설 기관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구도 많이 하고 잔소리도 많이 해서 직원들이 몹시 힘들었을텐데도 불평하지 않고 모두 합심해 도와주어서 이젠 어느 정도 기관의 형태는 갖춘 것 같아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대전복지재단의 역할과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복지계 등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구체적인 모습이 형성될 것으로 확신한다. 사실 아직도 이에 대해 많은 다른 의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재단이 갖고 있는 역할과 기능에 대한 목표는 확실하다. 우선 재단은 남이 못하는 일을 찾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관이나 사회복지계에서 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여건상 하지 못했던 일들을 찾아서 재단이 함으로써 전체적인 보완을 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연구 개발'이 주로 이에 해당할 것이다. 즉, 재단은 복지관과 같아지면 안된다는 것이 확고한 생각이다. 복지재단은 사회복지인들이 현장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지원을 해야 한다. 시설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인증 등을 통해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교육 훈련을 통해 개인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더불어 관과 민, 민과 민간의 네트워킹도 재단이 해야 할 중요한 업무다. 빈번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원을 활용하는 것은 지역의 전반적인 복지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요체다. 따라서 재단은 이처럼 지원하고, 돕는 기관이 되어야지 행세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대전복지재단 운영 계획과 정 대표 개인 계획, 인생의 포트폴리오도 소개해준다면.

“재단은 아직도 사회복지계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왕 만든 것 어떻게 하겠느냐 정도로는 부족하다. 사회복지계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재단을 활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단에서 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시민과 현장과 소통하고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논산에서 태어나 다섯살때 서울로 이사가서 초, 중, 고, 대학을 마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78년 논산군 새마을부군수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총무처에서 근무할당시 국가 장학금을 받아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전이지만 벌써 네 번째 다른 직함을 달고 내려와 일하고 있는데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젠 대전이 내 삶에서 두 번째로 오래 산 지역이 되었다. 대전은 도시가 발전할 수 있는 많은 보물을 가진 도시라는 생각이다. 연구단지, 계룡대 등 다른 지역에서 부러워하는 많은 인프라를 갖춘 곳이 바로 대전이다. 이 곳 대전에서 대전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정진철 대표이사는…

▲55년 논산 출생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영국 엑시터 대학교 행정학 박사 ▲총무처 법무담당관 ▲대통령비서실 행정비서관실 행정관(부이사관) ▲ 영국정부 시빌 서비스 칼리지 파견 ▲행정자치부 공보관(이사관)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국장 ▲대전광역시 행정부시장 ▲국가기록원 원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초빙 교수 ▲(재)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표창, 홍조근정훈장

대담ㆍ정리=한성일 사회단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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