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히트상품은 저렴하면서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 작황 불안에 따른 대체 상품으로 '한줌견과'는 90만개가 판매돼 1위에 올랐고, 1인가구 증가에 따라 간편식과 멀티상품 등도 인기를 끌었다. 또 복고와 힐링이 사회적 화두로 올라선 가운데 이상기후에 따른 상품도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이 올 한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상품을 대상으로 쇼핑 화두와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저렴하지만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명 '칩-시크(CHEAP-CHIC)' 상품이 온라인몰의 소비트렌드를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서 칩(CHEAP)은 ▲저렴하면서 기존 가치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Cheap) ▲사회적 화두인 '힐링'과 관련된 제품(Healing) ▲불황에도 매출이 줄지 않는 유아용품(Enfant) ▲이상기후로 인한 상품 수요(Abnormal climate) ▲경제성이 더해진 복고상품(Past)의 특성을 알파벳 앞글자를 따 조합한 단어다.
▲Cheap=올해 히트상품 1위를 기록한 '한줌견과'(90만개 판매)는 저렴하면서도 기존의 가치를 대체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한줌견과는 이상 기후로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 추석 때 과일을 대체할만한 선물로 주목 받았다. ㎏단위의 기존 포장에서 벗어나 1회분 개별포장을 통해 견과류를 선물로 격상시킨 대표적인 칩시크 상품이다.
▲Healing=생활 속 화두로 떠오른 힐링 열풍에 캠핑과 여행상품이 호황을 누렸다. 힐링의 대표 아이템인 캠핑용품이 5만개 이상 팔리며 히트상품 10위에 올랐고, 저가항공 이용비율 증가와 자유여행 비율이 전체 여행의 60%에 달하면서 저렴해진 제주여행상품도 11위(4만2000개)에 자리매김했다. 힐링에 도움이 된다는 향초도 5위(11만개)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Enfant=불황에도 줄지 않는 유아용품 수요와 60년 만의 흑룡해가 겹치면서 유아용품 시장은 특수를 이어갔다. 특히 유아 캐릭터시장이 급성장하며 뽀로로, 로보카폴리, 타요 등 캐릭터 완구가 50만개 이상 판매돼 히트상품 3위에 올랐다.
▲Abnormal climate=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과 태풍 등 이상기후로 인한 상품 수요도 늘었다. 폭염과 녹조 현상에 따른 식수 오염 우려에 생수(2위ㆍ80만개)가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폭발적 판매량을 보였다. 또 기록적인 폭염에 쿨매트(15위ㆍ3만1000개), 에어컨(16위ㆍ2만1000대)의 판매가 급증했다.
▲Past='건축학개론', '응답하라 1997' 등 복고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에 따른 복고 상품들도 인기도 두드러졌다.
난방비 증가 우려로 내복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발열내의가 히트상품 9위(5만2000개)에 올랐다. 여름에는 일명 '냉장고 바지'로 불리는 몸빼바지(20위ㆍ1만개)가 인기를 끌었다.
▲Individual='칩(CHEAP)' 이외에 혼인, 출산율 감소와 소형 주택이 증가하면서 싱글족을 위한 간편식, 멀티상품의 인기도 여전했다. 특히 2012년 전체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25.3%에 달하면서 2인가구(25.2%)를 처음으로 추월했고, 1인 간편식 판매량이 급증했다.
컵밥 열풍을 시작으로 볶음밥, 덮밥 등 다양한 1인 간편식이 쏟아져 나오면서 즉석밥은 10만개가 판매돼 6위에 올랐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서랍수납형 침대(14위ㆍ3만2000개), TV겸용 LED 모니터(8위ㆍ5만5000대) 등도 인기를 끌었다.
옥션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 이상기후 등 소비심리를 위축하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저렴하고 실용적인 '칩시크'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이러한 상품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칩 시크(cheap- chic)란?
세련된 '시크'한 스타일을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저렴하게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역설적으로 일부러 저렴함을 강조하면서 그러한 스타일을 세련된 것으로 여기는 뜻이기도 하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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