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지세(騎虎之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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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지세(騎虎之勢)

하루에 천리를 달리고 있는 호랑이를 탄 기세

  • 승인 2012-12-05 14:14
  • 신문게재 2012-12-06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남북조 시대 말엽에 북조 최후의 왕조인 북주(北周)의 선제(宣帝)가 죽자, 재상 양견(楊堅)은 즉시 입궐하여 국사를 총괄했다. 외척이지만 한족(漢族)이었던 그는 일찍이 선비족(鮮卑族)이 세운 왕조를 타도하고자 기회를 노리던바, 이번에 모반을 꾀하고 있을 때 이미 양견의 뜻을 알고 있는 아내 독고(獨孤) 부인이 글을 보내왔다. “당신은 하루에 천리를 달리고 있는 호랑이를 탄 기세이므로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일이다(기호지세 불득하:騎虎之勢 不得下). 만약 도중에서 내리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고 말 것이다. 그러니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호랑이와 끝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시오소서.”

이에 용기를 얻은 양견은 탁월한 수완으로 조정의 실권을 쥐어 잡고 대신들을 자기편으로 만든 다음 선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나이 어린 정제(靜帝)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문제(文帝)라 일컫고 국호를 수(隋)라고 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589년, 문제는 남조(南朝) 최후의 왕조인 진(陳:557~589)나라마저 멸하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했다. 이 문제의 황후를 독고황후(獨孤皇后)라고 한다. 후에 언니(자:姉)가 복주 명제(明帝)의 황후, 장녀(長女)가 선제의 황후가 되자. 점차 여걸(女傑)다운 솜씨를 발휘했다.

이 세상에는 진리를 가장한 것들이 참 많다. 진리일수록 유사진리의 파리가 많이 꼬이는 법이다. 그만큼 진리를 구분해내는 것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리가 아닌 것에 빠져 패가망신 당할 수 있다. 호랑이 등에 한 번 올라타면 내려오기 쉽지 않다. 호랑이 등에서 내려오면 오히려 호랑이에게 잡혀 먹을 수 있다. 진리가 아닌 가짜 진리는 날마다 우리를 유혹한다. 누가 먹어도 맛없고, 누가 봐도 추한 것에 손 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단 거기에 물들고 나면 눈과 귀가 가려져 더 이상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박을 쓰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라 했듯이 미래를 위해서는 바른 판단 속에 최선을 다하는 기호지세(騎虎之勢)의 자세로 생활에 임해 보자.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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