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한]비정규직 해법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배진한]비정규직 해법

[수요광장]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2-12-04 14:06
  • 신문게재 2012-12-05 21면
  •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로 계약직으로 구성되는 한시적 근로자 비중은 지난 8월 현재 19.2%로 지난해보다 약간 감소하였고 주로 용역근로와 일일근로로 구성되는 비전형근로자 비중도 12.9%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p 감소하였다. 그리하여 통계청의 공식통계로 현재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가 완화되는 조짐일까?

그런데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자면 비정규직 증가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부터 선진국들에서 제조업의 위축과 동시에 진행된 다양한 서비스업부문의 발전이 계약직근로, 시간제근로, 파견근로, 용역근로, 독립도급근로, 호출근로 등 비정규직근로를 포함한 다양한 고용형태를 만들어냈지만 이후 이러한 추세가 전산업에서 공통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제조업의 경우 노동비용의 지속적 상승 때문에 저렴한 비정규직근로의 활용을 확대하는 경향이 좀 더 강하고 제조업의 경우에는 인력관리의 유연성에 대한 요구 때문에 비정규직근로 활용이 좀 더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업원 500명 이상의 대기업들에서는 유연성 요구 사유가 좀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도 발견되었다.

또한 국제경쟁의 격화 등과 같은 동태적 산업환경 변화요인들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주변적인 근로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여 관리하는 경영관행들도 확대되어 왔다는 견해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정규직근로에 대한 과도한 보호요구와 인력관리 경직성 상승이 비정규직근로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러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은 어떻게 모색될 수 있는가? 우선 현재 유독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시간제근로부터 살펴보자. 최근 그 비중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10.3%에 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OECD 국가들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필자는 정규직 개념의 시간제근로의 활용을 강조해왔는데 이는 산업의 급속한 서비스화,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자 하는 기혼여성인력의 취업 확대와 경력단절 방지라는 면에서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지난 8월 경제활동 부가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고용보험과 건강보험, 그리고 국민연금 가입비율 등이 높아지는 등 시간제 근로자의 처지가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도 시간제 근로자의 43.5% 정도가 차별을 금지하는 비정규직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종업원수 4인 미만의 영세기업들에서 일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근로조건 향상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정규직 개념의 시간제근로 활성화를 위해서는 꾸준한 차별시정 노력과 함께 기업과 노동계 등 일반의 시간제근로에 대한 획기적 인식 전환,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이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다른 중요한 비정규직 현안은 주요 제조업들에서 흔히 활용되고 있는 사내하도급 근로의 문제다. 만약 사내하도급 근로의 확대가 정규직 노동조합이 기업의 인력활용 유연성을 크게 제약하거나 노동비용을 빠르게 상승시킨 탓이라면 고용안정과 인력관리 유연성 향상 두 가지 모두를 겨냥하는 노사의 대타협이 이 시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용자들은 가능한 한 사내하도급 등 비정규직근로의 확산을 피하고, 노동조합들은 불확실한 국제경쟁 상황에서 훨씬 높아진 기업들의 인력활용 유연성 강화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이해하여 현재 시점에서 자격을 갖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기업 경영진의 유연성 요구를 대폭 수용하여 기존 단체협약 관련 조항들의 개정으로 대타협을 이루는 등 기업경영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해법의 핵심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