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울리는 에너지 다이어트

소형매장 손님 줄어들라 전전긍긍 대형매장 공조기 가동중단은 부담

●동절기 에너지절약 시행

이달부터 동절기 에너지절약 대책이 시행됨에 따라 유통업계가 울상이다.

특히 소규모 점포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손님이 줄어 울상인데다 난방온도 제한에 따라 매장 고객이 더 감소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백화점은 영하 10℃ 이상의 추위 전까지는 난방온도 20℃ 이하 유지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백화점은 오전 전력사용량 피크시간대(10~12시)에 난방전력 사용량 5% 절감시 공조기 가동을 중지하는 방법밖에 없어 고객들의 불만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공조기 가동이 중지되면 내부 공기순환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동절기(내년 2월 22일까지) 에너지절약 대책이 시행됨에 따라 공공기관은 18℃ 이하를 유지하고, 개인전열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민간부문은 난방온도 20℃ 이하 유지, 문 열고 난방기 가동하는 영업행위 제한, 전력수급 비상시 에너지 다소비건물 오전 피크시간(10~12시) 난방기 순차 운휴, 오후 피크시간(5~7시)에 과도한 네온사인을 이용한 광고(업소당 1개만 허용) 금지 등을 준수해야 하며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규모점포 상인들은 걱정부터 앞서고 있다. 아직은 강추위가 닥치지 않아 그나마 낫지만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면 난방온도 20℃ 이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을 알지 못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A(43)씨는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생계조차 근근이 이어가고 있지만 추위 때문에 더 영향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형유통업체도 우려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난방온도 20℃ 이하 유지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고, 오후 피크시간대의 네온사인 가동금지는 이미 LED 등으로 교체를 완료해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예비전력 400만kw 이하시 적용되는 오전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 5% 절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백화점은 난방전력 사용량 5% 절감을 맞추려면 난방기 순차 운휴 이외에 공조기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밀폐된 곳에서의 고객 건강문제나 푸드코트 등에서 나오는 음식 냄새가 불만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영하 10℃ 이상의 강추위가 닥치기 전까지는 난방 사용량이 많지 않아도 20℃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공조기 가동이 중단되면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지하와 1층 매장은 난방온도 제한에 따라 추위를 느낄 수 있어 직원이나 판매사원들에게 고객응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