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병·의원도 '토요휴무' 동참

정부 '저수가' 정책 반발… 내일 일부 내과·재활의학과 등 투쟁

'정부를 상대로 올바른 의료제도의 정착을 요구하기 위해 한시적 휴진을 결의했습니다.'

대전 유성 A재활의학과 의원에 이같은 안내문이 붙었다. 12월 1일 토요일 진료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다.

1일 대전지역 일부 병·의원들이 속속 '토요 휴무 투쟁'에 동참한다.

지난주부터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저수가'정책에 반발해 토요 휴무 투쟁에 나섰으며, 지난주에는 지역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대전시의사협회를 비롯한 각 구별 의사회가 반상회와 대책회의등을 열고 회원들의 토요 휴무 투쟁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으며, 내과·재활의학과 등 일부 지역분과에서는 공동 휴무를 의결하기도 했다.

유성의 A 재활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이번주 토요 진료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환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어 병원 내에 안내문을 붙이고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토요일날 휴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투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저(低) 수가' 때문.

진료수가는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의료행위에 대해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금액의 총액을 말한다. 즉 치료원가에 보건의료인 인건비와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부대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이 지급하는 의료수가는 심각한 저수가라는 주장이다. 실제 심평원의 지침에 나와있는 표준진료(적정진료)를 기준하면 1인당 15분의 진료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준대로면 하루 32명, 월 640명을 진료하게 된다.

올해 수가를 기준으로 초진환자 1만2890원, 재진환자 9230원이다. 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를 1만원으로 계산하면 월 매출이 640만원인 셈.

표준진료를 하는 의사 K원장이 간호사 혹은 간호조무사 2인을 두고 의원을 경영하는 경우, 4대보험과 퇴직금 적립금 등 비용을 포함한 인건비가 500만원, 임대료와 관리비 330만원, 금융비용 300만원, 전자차트 비용과 보안업체 비용 등 기타 관리비용 50만원을 제하면 K원장이 급여를 가져가지 않아도 매월 54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되는 구조다.

대전지역 B의원 관계자는 “국민들의 의료보험료가 진료비로 가는것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사용되다 보니 피해는 국민들이 입고 있는 꼴”이라며 “저수가에 대해 알리고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한 의사들의 어쩔 수 없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정부에 ▲수가결정구조 개선 ▲성분명처방 추진 중단 ▲총액계약제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도 개선 ▲전공의 법정근무시간 제도화 등 7대 요구사항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