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사람이 많은 버스에 탔는데, 내가 서있는 바로 앞 노약자석에 젊은학생이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만지며 앉아있었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할머니들이 서서 몸을 휘청이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화가나서 그 학생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제서야 그 학생은 얼굴이 빨개져서 자리를 양보했다. 얼굴이 빨개졌다는 건 본인도 부끄러운 행동을 했음을 인지했다는 것인데, 왜 남이 말하기 전까진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까.
'양보'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이다. 본인이 친절을 베풀 마음이 없으면 굳이 자리를 비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일반석의 경우다. '양보'가 아닌 '의무'로써 노약자석은 당연히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양보로 아름다운 버스예절이 지켜져야 한다.
김보경·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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