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천]'친구처럼 지내라'고 한다는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가기천]'친구처럼 지내라'고 한다는데

[세설]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승인 2012-11-28 14:16
  • 신문게재 2012-11-29 21면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그는 꼭 2년 전, 허리에 통증이 있어서 수술을 받았으나 오히려 수술을 받기 전 보다 상태가 좋지 않아 몸 고생,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모임장소에 가면 등을 기댈 수 있는 자리는 그의 차지이고, 좀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들지 못하니 재활용물품을 분리하여 내놓는 일, 택배 부치는 일은 모두 가족들의 몫이라고 한다.

수술을 한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 의사와의 친분관계나 그간의 과정을 되짚으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평소 허리에 다소의 통증은 있었지만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하는데 지장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그는 잘 알고 지내는 병원에 인사 겸 들렀다가 내친김에 진찰을 받은 후 척추에 몇 번의 주사를 맞았으나 별 변화가 없자 '깔끔하게 낫는 방법은 없는지' 물으니 의사는 '하루만 입원하면 되는 간단한 수술'이라며 권하게 되었고 이에 '오죽 잘 알아서 해주랴'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동의했다.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는 날 오전까지도 운동을 하고 오후에 입원한 후 다음 날 수술을 받고 4일 후에 퇴원을 한 다음 계속 약을 먹으며 통원치료를 받았으나 반년이 넘도록 호전되지 않자 이번에는 '신경성형술'이라는 시술을 받았지만 역시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진통제와 몇 가지 약을 먹으며 물리치료와 재활치료, 한방치료를 받았으나 큰 차도가 없다고 한다.

수술 후에 결과가 좋다면야 두 말 할 나위 없이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이와 같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위에는 허리가 아픈 사람이 적지 않고, 수술 후에 '씻은 듯, 날아갈 듯한' 효과를 본 사람이 많지만 간혹 수술한 뒤에 고통을 받는 사람도 없지 않다.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수술을 받고 고통을 겪는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옆에서 보는 사람의 심정이 그럴진대 당사자는 얼마나 몸은 괴롭고 심기가 불편한 일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그가 다른 병원의 의사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첫째,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어두워지는 등 신체의 각 기능이 저하되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처럼 허리가 아픈 현상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 한다. 얼굴의 주름살은 늙음의 표시가 될 뿐 아프지는 않고 허리통증은 겉으로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프다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를 치료하거나 수술을 해 젊을 때와 같이 되돌려 보겠다는 기대는 지나친 욕심이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으면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듯이 웬만한 통증은 증상에 따라 치료를 받으면서 '친구처럼' 지내라.

둘째, 허리수술은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허리가 아프면 최대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그래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마지막으로 수술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때에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조급증을 가지고 섣불리 결정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작은 수술이라도 부작용을 예상해야 하고 또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셋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이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가지고 적어도 셋 이상의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 될 경우에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서 받아야 한다. 수술만이 최선의, 최후의 방안이 아닌데도 때로는 상업적으로 수술을 권하는 의사가 없지 않은데 가볍게 판단하여 수술을 받아 많은 비용을 들이고 후유증으로 고통까지 받는다면 그 때에 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구나 최신이니 유일(唯一)이니 하는 기구나 장치를 해놓고 권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객관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끌리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대강의 줄거리인데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친구삼아 지내라는 그 말을 새기고 살아가라고 거들어야 할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