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부터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정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역대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국장학재단의 '미래 고등교육 수요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체 대학생 수가 2018학년도부터 대학 정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8학년도 부족인원은 약 5000명, 2020년 3만명, 2022년 13만명, 2030년 18만명 수준으로 점차 늘어나 오는 2022년부터 평균 재학생 충원율은 7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대의 재학생 충원율은 40%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재학생 충원율 대안으로 각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충원율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셈이다. 특히 재학생 충원이 서울이나 수도권소재 대학보다는 불리한 지역대들은 존폐위기에 처할수밖에 없다. 지역대학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전략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4월 16일 오전 대덕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밭대 산학융합 캠퍼스를 방문, 지역대학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의 최대 피해자 '지역대'=한국장학재단의 '미래 고등교육 수요 변화 분석' 보고서(2011)에는 2020년부터 충원율이 100%를 채우지 못하고 2023년 80%이하, 2030년 60%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각 지역대마다 소재지 거주 학령인구만으로 입학정원을 채우기 힘든 상황이 되는 셈이다. 학생 수 감소는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국내 대학들을 재정위기로 직결된 문제로 존폐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보고서는 “지역기업ㆍ사회와 연계해 평생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등 자체 혁신을 꾀하는 일부 지역대학을제외한 나머지 상당수 대학은 폐쇄 또는 합병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별화된 특성화 대학=논산에 소재한 금강대는 '소수정예 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수능 1~2등급 이상 수준의 자격조건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 전공분야별 정원을 최소화한 개인지도 방식의 최고의 엘리트 교육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금강대는 올해 개교 10년만에 세계 6개국 27개 유수의 명문대학들과 교류협정을 체결, 차별화된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화를 선보이고 있다. 1인당 평균 장학금은 737만원으로 올해 국내 전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한밭대는 산학협력 특성화로 2009~2012년 4년 연속 전국 최고 취업률('나'그룹)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전국 최초로 도입된 학ㆍ석사통합과정을 통해 5년 만에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현장적응력과 연구역량을 겸비한 수준 높은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복수의 교육전문가는 “특성화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 육성하되, 경쟁력이 낮은 분야는 정리해야 하는 일이 필수”라며 “지역대일수록 다른 대학에 없는 전공 신설과 실용학문 위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과 협력관계 구축=지역대의 위기 해법 방안으로 지역사회와의 연계, 지역산업과 직접 관련된 맞춤형 교육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대가 무조건 지자체나 해당 지역기업에 투자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대와 대전시는 지난 9월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이 협약체결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내 산ㆍ학ㆍ연 거점 캠퍼스 조성을 위한 행정 지원, 대전지역 산ㆍ학ㆍ연ㆍ관 네트워킹 활성화 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정부의 지역대 재정지원 확충 '절실'=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4월 16일 한밭대 산학융합캠퍼스에서 지역대학 발전을 위해 편입학 제도를 고치고 산학협력 지원 예산을 2배로 늘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대학 발전 방안(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역대학들은 이날 교과부가 발표한 '지역대학 발전방안'의 내용물은 '미봉책'에 그칠 뿐이라는 반응이다. 주 내용인 수도권 편입인원 15% 감축, 산학협력 예산 두 배 증액 등으로 지방대학을 살리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편입 인원 15% 감축으로 지역의 우수한 학생이 수도권 대학에만 몰리는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역대 교육환경 개선과 일자리와 관련한 대책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국립대의 교원정원을 늘리겠다는 내용 정도가 전부다. 이미 시행 중인 산학협력 예산 증액, 글로벌 박사 펠로십 지원 확대, 국가지원 장학금 확대만으로 지역대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전권 대학 한 관계자는 “지역의 우수한 학생이 지역대에도 지원하고 대학은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좋은 일자리를 갖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과부 발표 내용은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역대에 대한 사회 인식 전환=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실이 총리실ㆍ고용노동부ㆍ통계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38개 부처 중 15개, 공공기관 286개 중 94개가 채용 시 학력 조건을 제시하거나 학력에 따라 가산점을 부과하고 있다.
지역대 출신이 취업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대 출신을 주축으로 운영하는 등 행원 채용의 폭을 확대할 방침을 밝힌 것 등이 사회 전체에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인 이용섭 의원은 지난달 15일 고용할당제를 포함한 지방대학 4대 발전방안을 제시, 정기국회에 특별법 제정안을 제출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지역대 4대 발전방안 가운데 지방대 출신자들의 취직난에 대해서는 고용할당제를 해법으로 내놨다. 공무원의 경우 지방인재 채용목표제(5급 공채), 지역인재 추천 채용제(7급 공채)를 제도화하고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또한 수도권 소재 기관은 지방대 출신 채용비율 30% 달성을 의무화 하고 지방 소재 기관의 경우 60% 이상 채용을 의무화 할 것을 제안했다. 300인 이상 대기업도 청년 고용 3% 이상을 의무화 하고 이 가운데 1%를 지방대 출신으로 채울 것을 제안했다. <끝>
배문숙 기자 moons@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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