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진 문화부 기자 |
공립유치원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배척 때문이다.
'정치 물'을 먹지 않아 소위, '점잖다'는 교육계 인사가 포진했지만, 최근 보여준 행태는 구태정치 못지않게 의심스럽다.
제대로 듣지를 않았다. 보통은 듣는 척이라도 하는데, 듣기조차 거부했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닫힌 공간에서 펜으로 빨간 줄을 긋기만 했다.
돈이 없는 가난한 학부모들의 요구였던 공립유치원 학급 증설은 그렇게 좌절됐다.
각종 범죄로 불안한 어린 아이들을 위한 통학버스 차량 지원 예산도 그렇게 사라졌다.
물론, 혈세를 다루는 만큼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결정하는 게 바로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심사숙고해 결정했을 것이다. 교육을 고민하는 교육위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치우쳐도 '너무' 치우쳤다는 오해가 씻기질 않는다.
특히 평생 공교육을 위해 헌신했던 공교육 출신 교육의원 4명의 행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성인(聖人)들의 가르침을 몇 번이나 되새겨야 할 정도다.
교육계에 몸담은 후배들의 실망과 분노는 당연하다. 공교육의 현실을 잘 안다는 선배들에게 오히려 뒤통수를 맞았으니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편작·창공열전'에 이런 말이 있다.
'교만하고 방자하여 병의 원리를 논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불치병이다.'
자신의 판단만을 과시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화를 당한다는 의미다.
누구나 화가 닥쳐도 독단과 독선 때문에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교육위원회가 바로 이런 처지가 아닌가 싶다.
최근 개봉한 두 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남영동 1985'와 '26년'이라는 영화다.
독재권력 오만한 역사를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통의 시대라는데, 두 영화는 왜 주목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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