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의 눈] 쓰레기 수거 30년 '대청호 지킴이'

[객원기자의 눈] 쓰레기 수거 30년 '대청호 지킴이'

김기동ㆍ한명옥씨 부부, 묵묵히 선행… 버려진 농약병 팔아 기증도

  • 승인 2012-11-25 13:57
  • 신문게재 2012-11-26 9면
  • 이용우 객원기자이용우 객원기자
▲ 대청호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김기동ㆍ한명옥씨 부부. 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 더미가 이들 부부의 노고를 웅변해준다.
▲ 대청호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김기동ㆍ한명옥씨 부부. 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 더미가 이들 부부의 노고를 웅변해준다.
만추의 계절, 대청호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부부가 있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대청호 쓰레기를 수거하는 김기동(60ㆍ자연보호 보은군회장)씨와 부인인 한명옥(54)씨.

이들 부부는 1980년대 대청호가 수몰되면서 수몰민이 되었지만 대청호의 쓰레기를 보고는 수거하기 않을 수 없어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올해는 한달 전 부터 쓰레기 수거를 시작했는데 하루 100자루 이상을 수거하고 있으며 쓰레기 더미는 스티로폼을 비롯하여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심지어는 냉장고까지 떠내려 와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농약병이 가장 위험하다”며 농약병이 대청호에 유입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쓰레기로 버려진 농약병을 모아서 판 돈으로 양노원에 노인들을 위한 비용으로 내 놓기도 했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을 담그고 일을 하다 보니 피부에 많은 반점이 생겼다는 남편 김씨는 “30년 이상 남이 하지 못한 일을 했는데 어떤 보상이라도 받았느냐”는 질문에 “보상을 바라고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았다”며 '대청호 지킴이'로서의 속깊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오로지 쓰레기 수거일 만을 해오다 보니 부인과 자식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김씨는 “그동안 좋은 직장 권유도 있었고 많은 유혹을 받기도 했지만 누군가 대청호를 지켜야 하고,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보람을 갖고 쓰레기 수거하는 일을 계속 한다”고 말했다.

이용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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