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대학, 무엇이 정의인가]-14.지역대,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서다

[위기의 지역대학, 무엇이 정의인가]-14.지역대,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서다

  • 승인 2012-11-21 14:21
  • 신문게재 2012-11-22 14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지역대, 지역사회 발전ㆍ경제 활성화 '견인차' 역할 담당
대학 퇴출시 상권ㆍ중소도시 몰락인구이탈 등 폐해 커
지자체와의 협력모델 개발ㆍ상호 관계 구축 최우선 과제

# 사례 1=K(27)씨는 올 초 서울소재 한 대학으로 편입했다.

그는 지역 사립대 2학년을 마치고 2년 6개월을 준비해 현재 대학으로 편입학을 성공했다.

그가 서울소대 대학으로 편입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겪은 일때문이다.

“1학년 여름방학 때 서울에서 카페 서빙을 보는 아르바이트 면접과정에서 카페 사장이 '시골대학 학생은 안 뽑는다'고 하는데 충격이었습니다.

최소한 무시 안당하고 살려면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녀야 한다는 생각으로 편입을 결심했죠.”

#사례2=충남지역 한 대학 입학처 L씨는 전국 고교를 돌면서 진학담당교사를 접대하고 있다.

지역 사립대의 경우, 학생 유치가 학교 존폐를 쥐고 있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풍속도라고 했다.

L씨는 “요즘 학교 재단 이사장이나 총장보다 더 신경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고교 진학담당교사”이라며 “때로는 '잡상인과 대학관계자 출입금지'라는 고교 교무실 글귀를 보면 '대학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보직 교수부터 직원들까지 매일 전국을 돌며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신입생을 모두 채우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배재대는 산단캠퍼스에 현재 4개 학과를 입주시켜 지역산업과 연계시키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배재대는 산단캠퍼스에 현재 4개 학과를 입주시켜 지역산업과 연계시키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대 위기, 어디서 왔나=정부의 대학평가는 퇴출 대상 숫자를 정해놓고 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지표를 적용해 가려낸다.

우수 학생 유치가 어려운 지역대의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령감소라는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 서울과 먼 지역에 위치한 대학일수록 충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수학생 미충원은 학습질과 취업률 저하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대전지역 한 대학 기획처장은 “지역대의 위기는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로 유출되고 졸업 후에도 수도권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역대의 실적이나 발전가능성보다 중시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의 연구성과나 교육 인프라보다는 어느 지역에 위치했는지에 따라 학생 충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 충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부실대학이나 정리 대상으로 몰아붙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대, 지역사회의 핵심=지역대는 해당 지역사회의 인력 수요ㆍ공급을 창출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경제동력으로 지역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지역대의 위기는 해당 지역의 위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지역대가 문을 닫거나 서울근교 캠퍼스 이전할 경우, 해당 지역 상권은 없어지고 결국 중소도시 지역의 몰락과 인구 이탈 등으로 입을 '도미노 현상'은 막대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대학생들은 적극적인 소비계층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인구 유입으로 인한 지방교부금 수입 등 지자체의 재정 수입도 장점이다.

충남지역 한 대학 기획처장은 “지역대는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두면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와 밀접한 역할을 갖는다”며 “지역대생들이 해당지역에서 질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역대는 지역 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주역이자 인력의 공급소이고, 지역민 평생교육ㆍ문화체험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지역민들의 재교육이나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충남대는 지난 9월 대전시와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충남대는 지난 9월 대전시와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대, 지자체 연계한 '특성화'전략=지역대의 위기 극복방안은 지자체의 협력모델 개발과 유기적 협력관계 구축을 첫번째로 뽑는다.

지역 산업을 특성화,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지역 대학과 연계, 우수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자체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지역대 보직교수는 “지역 대학과 지자체가 상부상조하며 구체적 플랜을 제시해야한다”며 “가장 먼저 지자체가 대학을 보는 관점부터 달라져야 한다.

대학을 선거에서 표를 모으는 대상으로 보지 말고, 대학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낼지 실질적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역대부터 스스로도 발전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충남대 한 교수는 “지역 대학은 정책적 아이디어를 갖고 기술을 선도하는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 대학들이 외국의 선도적 시스템이나 창의적 아이디어을 먼저 받아들이고 지역사회 전체에 파급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그는 “대학 자체적으로 실질적인 특성화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며 “ 지역의 여건ㆍ전통ㆍ문화 상황에 맞는 특성화 기획을 하고 정부는 전폭적 지원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대학, 지자체와 연계한 특성화 전략=충남대는 지난 9월 대전시와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충남대 동물사육장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내 산ㆍ학ㆍ연 거점 캠퍼스 조성을 위한 행정 지원, 대전지역 산ㆍ학ㆍ연ㆍ관 네트워킹 활성화 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특히 시는 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일부 부지와 유성구 장대동 일원 5만6000㎡ 규모의 충남대 동물사육장 부지를 맞바꿔 다양한 행정목적에 활용할 계획이다.

배재대는 올해 전국에서 7곳만 선정하는 정부 산업단지캠퍼스 조성사업에 선정, 2015년까지 총 30억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배재대는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연면적 1만6073㎡의 초대형 산학협력관을 보유,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조성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지구와 연계하는 현장실습과 융합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재대는 산단캠퍼스에 현재 BT-IT-NT 관련 4개 학과를 입주시켜 지역산업과 연계시키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금산에 위치한 중부대 산학협력단은 중부F&C와 손을 잡고 2008년부터 홍삼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금산에 위치한 중부대 산학협력단은 중부F&C와 손을 잡고 2008년부터 홍삼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산에 위치한 중부대 산학협력단은 중부F&C와 손을 잡고 2008년부터 홍삼제품인 충심명작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4년만인 올 630%의 기록적인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천안, 안성, 제주 3개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전국 30개의 가맹점과 15개의 샵인샵으로 매장을 확대했다.

가맹점 중에는 미국에도 4개가 포함돼 있다.

또 금산군과 공동으로 2007년부터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 현재 홍콩, 대만, 중국, 일본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올해만도 현재까지 약 10만달러를 수출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