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퇴출시 상권ㆍ중소도시 몰락인구이탈 등 폐해 커
지자체와의 협력모델 개발ㆍ상호 관계 구축 최우선 과제
# 사례 1=K(27)씨는 올 초 서울소재 한 대학으로 편입했다.
그는 지역 사립대 2학년을 마치고 2년 6개월을 준비해 현재 대학으로 편입학을 성공했다.
그가 서울소대 대학으로 편입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겪은 일때문이다.
“1학년 여름방학 때 서울에서 카페 서빙을 보는 아르바이트 면접과정에서 카페 사장이 '시골대학 학생은 안 뽑는다'고 하는데 충격이었습니다.
최소한 무시 안당하고 살려면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녀야 한다는 생각으로 편입을 결심했죠.”
#사례2=충남지역 한 대학 입학처 L씨는 전국 고교를 돌면서 진학담당교사를 접대하고 있다.
지역 사립대의 경우, 학생 유치가 학교 존폐를 쥐고 있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풍속도라고 했다.
L씨는 “요즘 학교 재단 이사장이나 총장보다 더 신경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고교 진학담당교사”이라며 “때로는 '잡상인과 대학관계자 출입금지'라는 고교 교무실 글귀를 보면 '대학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보직 교수부터 직원들까지 매일 전국을 돌며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신입생을 모두 채우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배재대는 산단캠퍼스에 현재 4개 학과를 입주시켜 지역산업과 연계시키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우수 학생 유치가 어려운 지역대의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령감소라는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 서울과 먼 지역에 위치한 대학일수록 충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수학생 미충원은 학습질과 취업률 저하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대전지역 한 대학 기획처장은 “지역대의 위기는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로 유출되고 졸업 후에도 수도권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역대의 실적이나 발전가능성보다 중시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의 연구성과나 교육 인프라보다는 어느 지역에 위치했는지에 따라 학생 충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 충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부실대학이나 정리 대상으로 몰아붙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대, 지역사회의 핵심=지역대는 해당 지역사회의 인력 수요ㆍ공급을 창출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경제동력으로 지역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지역대의 위기는 해당 지역의 위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지역대가 문을 닫거나 서울근교 캠퍼스 이전할 경우, 해당 지역 상권은 없어지고 결국 중소도시 지역의 몰락과 인구 이탈 등으로 입을 '도미노 현상'은 막대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대학생들은 적극적인 소비계층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인구 유입으로 인한 지방교부금 수입 등 지자체의 재정 수입도 장점이다.
충남지역 한 대학 기획처장은 “지역대는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두면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와 밀접한 역할을 갖는다”며 “지역대생들이 해당지역에서 질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역대는 지역 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주역이자 인력의 공급소이고, 지역민 평생교육ㆍ문화체험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지역민들의 재교육이나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충남대는 지난 9월 대전시와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지역 산업을 특성화,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지역 대학과 연계, 우수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자체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지역대 보직교수는 “지역 대학과 지자체가 상부상조하며 구체적 플랜을 제시해야한다”며 “가장 먼저 지자체가 대학을 보는 관점부터 달라져야 한다.
대학을 선거에서 표를 모으는 대상으로 보지 말고, 대학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낼지 실질적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역대부터 스스로도 발전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충남대 한 교수는 “지역 대학은 정책적 아이디어를 갖고 기술을 선도하는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 대학들이 외국의 선도적 시스템이나 창의적 아이디어을 먼저 받아들이고 지역사회 전체에 파급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그는 “대학 자체적으로 실질적인 특성화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며 “ 지역의 여건ㆍ전통ㆍ문화 상황에 맞는 특성화 기획을 하고 정부는 전폭적 지원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대학, 지자체와 연계한 특성화 전략=충남대는 지난 9월 대전시와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충남대 동물사육장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내 산ㆍ학ㆍ연 거점 캠퍼스 조성을 위한 행정 지원, 대전지역 산ㆍ학ㆍ연ㆍ관 네트워킹 활성화 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특히 시는 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일부 부지와 유성구 장대동 일원 5만6000㎡ 규모의 충남대 동물사육장 부지를 맞바꿔 다양한 행정목적에 활용할 계획이다.
배재대는 올해 전국에서 7곳만 선정하는 정부 산업단지캠퍼스 조성사업에 선정, 2015년까지 총 30억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배재대는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연면적 1만6073㎡의 초대형 산학협력관을 보유,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조성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지구와 연계하는 현장실습과 융합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재대는 산단캠퍼스에 현재 BT-IT-NT 관련 4개 학과를 입주시켜 지역산업과 연계시키는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금산에 위치한 중부대 산학협력단은 중부F&C와 손을 잡고 2008년부터 홍삼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출시 4년만인 올 630%의 기록적인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천안, 안성, 제주 3개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전국 30개의 가맹점과 15개의 샵인샵으로 매장을 확대했다.
가맹점 중에는 미국에도 4개가 포함돼 있다.
또 금산군과 공동으로 2007년부터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 현재 홍콩, 대만, 중국, 일본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올해만도 현재까지 약 10만달러를 수출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