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학벨트 부지매입' 지금 필요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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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과학벨트 부지매입' 지금 필요한건…

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 승인 2012-11-20 18:22
  • 신문게재 2012-11-21 8면
  • 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
▲ 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 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국제 과학 비즈니스 벨트를 대한민국의 과학의 중심지인 대전 대덕단지에 건설하겠다고 한 것은 세계과학의 중심축을 한국으로 옮기기 위한 이명박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는 야심찬 국책사업이며 수조원이 드는 기초과학연구원 설립과 중이온 가속기 및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핵심 연구시설, 장비 구축이 그 핵심이다.

MB 임기 중간 쯤 가서 정부는 이 연구원과 연구시설을 대전을 포함한 대구, 울산, 광주 등 수곳으로 분산배치 한다고 발표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조성예정 부지를 조사했다.

각 지방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을 하였고 한 때는 대전을 제척하고 영남과 호남이 나누어 먹기 하려한다는 루머가 충청권을 분노케 했다. 대전과 충청권이 노호하며 혼연일체가 되어 궐기했다. 정부는 기초과학 연구원과 중이온 가속기 및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핵심연구시설, 그리고 연구단 일부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신동과 둔곡에 배치하는 안으로 확정하고 공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대전은 절반의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 사업은 발상, 공약, 내용면에서 틀림없는 국책사업에 속한다. 고시된 지역의 주민은 수백 년 물려받은 고향 땅을 속절없이 내주고 나가야 할 운명에 있고 또 그렇게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이 부지의 보상은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이 나오고 대전은 물론 전국 각지의 국책사업 유치예정지의 반발을 초래하고 말았다.

공모사업을 제외한 국책사업의 토지매입비를 국가에서 부담하지 않고 지방정부에 부담시키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 완성될 이 연구소가 국가가 운영하고 국가 소유재산이 될 것은 뻔한 일인데 그 부지매입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라는 것은 논리가 서지 않는다. 이 연구소가 앞으로 지방발전을 위해서 운용 될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지방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지만….

법치국가를 자임하는 대한민국의 회계법은 지방정부의 재산을 국가가 필요해서 인수할 때는 응당한 보상을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해 주어야 하고 반면 국유재산을 지방 자치단체가 필요로 할 경우는 무상으로 소유권을 넘겨주도록 되어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매수한 토지를 중앙정부에 빼앗아 간다는 놀부식 발상이 아니면 법률을 무시한 막가파식 정부발상이 아닌가?

용지보상은 토지매입비와 지상물이전비(보상비)로 나누어진다. 보상비의 배분은 지역특성에 따라 같지는 않지만 대략 반반으로 계획하는 게 상식이다. 토지매수는 공시가격과 현실감정가격을 기준하여 매수하되(협의매수)부득이 할 때는 수용매수(강제매수)가 가능하다. 뒤늦게 국회교육과학위원회에서는 국제 과학 비즈니스 벨트 부지 매입비로 2013년 예산에 700억원을 여야합의로 통과시켰다는 소식은 이러한 맹점을 인정한 합의의 산물로 환영한다. 나머지 지상물 이전보상비도 당연히 국고부담으로 채워줘야 합당한 것이다.

지상물 이전보상비는 주거시설, 농업시설, 다년식물(과수, 묘목), 비닐하우스 묘지이전비 등이며 이를 원만히 처리하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연구원 입지가 확정 고시된 이후 현지에서는 숱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지상물 이전보상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주민의 노력(?)의 산물이다. 대전시는 이를 억지하려 토지거래 허가 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행정조치를 하였지만 법적 뒷받침이 없어 적극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대전시 당국에 조언코자한다. 대전시는 중앙집행부서와 실무적 보상대책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지상물 이전보상은 지방공무원의 유기적인 협조 없이는 말발이 먹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분야의 맞춤형 보상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맞춤형을 초월하는 부득이한 집행이 필요시는 대전시에서 보충 부담하는 전제로 정주환경 지원에 진지한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

말 많은 세상 말꼬리만 물고 늘어지지 말고 하나하나 실로 꿰어 나가는 슬기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일이지만 지방자치단체도 팔 걷고 협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분명한 국책사업인데도 지방발전 공약으로 대통령 후보마다 마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동남 국제공항건설, 낙동강변 대규모 개발사업, 제주 신공항 건설, 도심지 군 공군기지 이전사업(대구, 광주, 군산, 수원, 청주 등) 등이며 그 사업 하나하나 마다 수십조의 예산이 필요한 국책사업인 것이다. 사업을 유치하는 데는 생떼를 쓰고, 실현시키는 데 지방의 역할에 대하여 일언반구 말이 없다.

이참에 우리 충청도와 대전시는 긍정적이고 모범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이대로라면 대덕단지에 들어설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실현은 하청세월이 될지 모른다.

억지 생떼를 무기로 삼는 타지방과 경우를 가리고 체면을 존중하는 충도청 양반의 긍지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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