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빠른 주민 제보와 구청과 상인회의 합동대응, 건물주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법적 효력이 의문시되는 확약서를 장막 삼아 SSM을 기습적으로 개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서구 가수원시장의 한 건물에 진행되는 리모델링이 수상하다는 제보가 서구청 경제과에 접수됐다. 시장과 300m 떨어진 목욕탕 건물(지하1층·지상3층·연면적 1808㎡)이 리모델링 중으로 기존에 있던 세탁소 등의 상가를 모두 보상해주고 내보냈다는 내용이었다.
구는 현장에 나가 리모델링을 확인한 결과 1층(471㎡) 목욕탕을 대형슈퍼로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건물주는 3일 근린생활시설인 해당 건물을 소매업으로 용도변경하는 신청서를 구청 건축과에 제출했다.
건축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경제과는 리모델링을 수행한 설계사를 통해 건물주와 연락해 가수원시장 상권에 악영향을 끼칠 SSM입점은 안된다는 점을 설득했다. 또 가수원상인회도 대책반을 구성해 리모델링 건물주를 압박하는데 동참했다.
구는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을 연기하거나 사업축소를 권고하는 사업조정제도를 예고하며 설득에 나서는 한편 소매업 용도변경을 지연하며 시간을 끌었다.
이에 건물주는 지난 7일 가수원 상인회와 주민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SSM을 입점시키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했다.
가수원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회와 행정기관이 설득하고 건물주가 이해해 리모델링 후 SSM을 입점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법적 효력이 의문시되는 확약서를 믿었다가 사업조정제도를 피해 가맹점형태로 SSM을 기습적으로 입주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확약서 제출을 바탕으로 근린생활시설인 건물을 소매업으로 용도변경은 해준 상태”라며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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