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捲土重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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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토중래(捲土重來)

어떤 일에 실패한 뒤 힘을 쌓아서 다시 그 일에 착수 한다

  • 승인 2012-11-14 14:16
  • 신문게재 2012-11-15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항우가 24살의 나이에 8000명이나 되는 많은 병정을 이끌고 주위의 나라들과 싸움에서 승리를 하여 승승장구하고 있던 기간은 약 8년간이었다. 그러나 한신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쫓기어 숨어 있을 때 한신이 그를 잡기 위해 사면에서 포위하여 들어가며 곳곳에 매복병을 숨겨 둔 구리산은 그야말로 개미 새끼 한 마리 빠져 나가지 못할 정도로 삼엄한 경계였다. 그러나 항우는 이 어려운 사지를 교묘하게 빠져 나와 고향으로 갈 생각으로 오강에 이르러 배를 타려고 하였다.

▲ 권토중래(捲土重來).
▲ 권토중래(捲土重來).
적군과의 싸움에서는 언제나 항상 지기 싫어하는 오기가 있었지만 인간의 삶에 대한 본능은 그를 고향 땅으로 향하게 한 것이다. 오강에 도착한 항우는 정장으로부터 강동으로 돌아가 국력을 기른 다음 다시 싸우게 되면 이길 가망이 있으니 다시 한 번 생각을 고쳐 보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를 들었다. 그러나 항우는 8000여 명이나 되는 대군을 모두 죽이고 무슨 면목으로 강동의 부형들을 만나 볼 수가 있는가하고 31세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권토중래는 항우가 강동 지역으로 후퇴를 해서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가 다시 유방과 대결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생겨난 고사다. 고사의 출전은 당나라 말기의 시인인 두목의 '제오강정' 이라는 시에서 찾을 수 있다.

승패는 병가에서도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니/분함을 참고 욕됨을 견디는 것이 남아로다/강동의 자제에는 인재도 많았으니/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오면 승패를 알 수 없었을 텐데.

두목(杜牧)은 항우가 죽은 지 1000년이 지난 뒤의 시인이었지만, 오강의 여관에 머물면서 항우의 의리 있는 성격과 우미인과의 이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의 인간성, 또 그의 죽음 등을 회상하며 비애에 젖어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좌절(挫折)의 쓴맛을 본 사람이 다시 새로운 의지를 다질 때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들도 삶에서 좋은 일은 99번이라도 어려움이 없기에 유수와 같이 지나지만 조그만 어려움은 살을 파고드는 아픔이 오랫동안 또는 영원히 계속될 수 있기에 어려움에 대비하여 항시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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