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진]재벌의 지배구조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광진]재벌의 지배구조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수요광장]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12-11-13 14:43
  • 신문게재 2012-11-14 21면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최근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마다 경제민주화를 최대의 공약으로 내세우고 이를 위한 각종의 공약을 개발 발표하고 있다. 경제 민주화와 관련한 많은 공약 중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공약들도 있는데 이를 보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허전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재벌개혁'이란 표현을 하면 일부에서는 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그 사람을 평가하려는 모습이 남아 있는데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그런 재벌개혁 과제 중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이 재벌그룹의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일 것이다.

이 문제는 재벌총수 일가의 소유지배구조와 관련되어 있는데 재벌의 총수 및 그 일가가 얼마 되지 않는 자기 일가의 지분으로 그룹의 계열회사에 순환출자 하고 이를 활용하여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데 활용할 뿐 아니라 특정일가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경실련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MB정부 등장 이후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와 더불어 지속적인 순환출자가 허용되면서 재벌들이 무분별하게 계열사를 확장하고 그 결과 그룹 내의 경제력이 특정 일가에 쏠리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기간의 대표적인 그룹 몇 개를 살펴볼 때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은 실제로 0.86 % 줄어들었는데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분은 이전보다 8.42 % 늘어났고 총수 일가 지분 대비 계열사 지분 배수는 12배에서 19배로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분에 비해 19배의 권리를 갖고 그룹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 61.8배(0.95/58.75), 에스케이 60.8배(0.8/48.6), 현대중공업 57.4배(1.21/69.42), 한화 27.5배(1.96/53.97)등의 경우 과도한 순환출자를 통해 총수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의 개선이 시급하다 할 수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MB정부 출범 후 재벌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신규계열사의 재벌총수 일가 출자지분은 1%도 안 되는 0.6%인데 이것을 가지고도 신규계열사를 지배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그룹의 계열사를 통한 출자지분이 62.52%로 자신의 0.6% 지분에 그룹계열사 지분 62.52%를 더함으로써 자기지분의 100배가 넘는 권한을 행사하여 신규계열사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MB정부 들어 새롭게 그룹에 편입된 285개의 신규계열사중에 93.7% 인 267개 계열사에는 재벌총수의 지분이 0%임에도 순환출자한 계열사의 지분만을 통해 재벌총수가 기업을 지배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순환출자 허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기업의 상호출자는 불법으로 규제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하게 1대1의 상호출자로 '가'회사와 '나'회사가 서로 직접 출자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회사가 '나'회사에 '나'회사가 '다'회사에 그리고 '다'회사가 다시 '가'회사에 출자하는 순환출자의 경우 합법적인 출자로 보아 규제하지 않아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의 불합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의 재벌그룹은 결코 건전한 기업의 모습이 아니며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5년간 재벌총수의 소수지분으로 인한 계열사 확장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이후 계열사가 급증한 결과를 놓고 볼 때 더 이상의 무분별한 계열사의 확장은 규제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재도입돼야 함은 물론 지배주주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 유지시키고 승계시킴으로써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재벌의 순환출자에 대하여 전면 금지시킬 필요가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순환출자에 대한 재벌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는 이의 매각 등을 통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대선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반드시 채택되고 실현돼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5.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1.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2.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