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ㆍ실리 챙긴 한화… 에이스 공백은 걱정

야구팬 기대 충족… 포스팅 금액 동양인 역대 3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에이스 류현진을 메이저리그로 내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한화는 애초 '괴물'을 포스팅 시장에 내놓는 것 자체부터 큰 모험이었다.

최근 4년 동안 꼴찌만 세번했으니 내년 시즌 류현진은 필수 전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야구팬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했고 구단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결국, 한화는 류현진을 포스팅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해 야구팬들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에이스는 품에서 내놨지만, 한국 프로야구 발전과 야구팬 기대심리 충족이라는 명분을 취한 것이다.

명분 뿐만 아니라 실리도 함께 취했다.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은 무려 28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동양인 포스팅 입찰금액 3위에 해당한다. 일본인 다르빗슈 유 5170만 달러, 마쓰자카 다이스케 5111만 달러에 이은 기록이라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밝혔다.

한화는 이 어마어마 한 돈으로 내년 시즌 특급용병 및 국내 FA를 노려볼 수 있는 충분한 '실탄'을 손에 넣게 됐다. 명분과 실리를 함께 취한 한화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급 에이스 류현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특히 내년 시즌에는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했던 양훈의 입대가 예정돼 있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 역시 현역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화 구단은 일단 류현진의 포스팅 결과에 대해 다행스러우면서도 에이스를 메이저리그에 내주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비췄다.

노재덕 단장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포스팅 금액이) 훨씬 많이 나왔다”며 “대한민국 에이스의 가치가 높게 평가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팀으로서는 에이스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아쉽게 됐다”며 “류현진이 없으니 앞으로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전력보강에 속앓이를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