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매개로 전승… 문화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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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무형문화재 20개… 지역 특색 없어 경제적 지원과 공연기회는 턱없이 부족

  • 승인 2012-11-08 20:38
  • 신문게재 2012-11-09 12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명품강좌를 말한다]대전의 재발견 -대전의 무형문화재를 아시나요 (류용환 대전시 학예연구관)

▲류용환 학예연구관
▲류용환 학예연구관
대전의 무형문화재는 10월 말 현재 모두 20개가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모두 22개가 지정됐지만, 제3호 상모 제작은 보유자 장택수의 사망으로 종목이 해제되면서 20개만이 지정 전승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지정 종목이 증가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종목이 증가했다고 활동이 활발하다고 볼 수는 없단다.

시민의 상당수는 대전의 무형문화재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류용환 대전시 학예연구관의 말이다.

#무형문화재, 이만큼 많다

대전시는 20개 종목의 무형문화재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정된 종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1989년 웃다리농악, 1994년 대전의 앉은 굿, 1996년 상모 제작, 1997년 유천동산신제가 지정됐다. 연도를 보면 무형문화재 지정이 그리 활발했던 건 아니다.

이후 1999년 장동산디마을탑제, 불상조각장, 소목장 등 3종목, 2000년 송순주, 연안이씨가각색편, 단청장 등 4종목, 2002년 악기장, 들말두레소리, 가곡 그리고 2004년에 승무가 지정됐다.

이어 2007년 초고장, 2008년 판소리고법과 악기장, 올해 무수동산신제와 살풀이춤, 입춤 등도 지정됐다. 1999년을 기점으로 대전에서도 무형문화재 지정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무형문화재에 대한 아쉬움

활발하게 지정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란다. 우선 지정 종목 중 개인들이 전승하는 종목들은 대전 지역의 특색을 가진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 충청 지역에서 전승돼 오는 웃다리농악이나 굿 형태를 반영한 대전의 앉은굿을 제외하고는 대전의 지역적 특성은 그다지 없다. 보유자가 대전 출신이거나, 대전에 거주하고, 기량 수준이 높다는 이유로 지정된 것이 다반사다. 종목 지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이를 위한 지정 조사가 소극적인 것도 문제다. 지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거나 조사를 전담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시 담당 인력으로는 이런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무형문화재만 전담하는 인력이 없어서다. 결국, 조사는 전문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다. 무형문화재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아쉬운 것 중 하나라고 말한다. 현재 대전시의 전승지원금은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월 50만원, 보유자 후보에게 월 25만원, 장학생에게 월 9만원이다.

류용환 연구관은 “어찌 보면 푸대접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세상과 호흡이 필요한 무형문화재

무형문화재는 원형보존만큼이나 중요한 건 활용이다. 무형문화재는 전승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과 호흡할 기회가 많아야 하는데, 현재는 일 년에 1회 개최하는 공개행사 이외에 눈에 띄게 활동하는 종목은 많지 않다. 시민이 무형문화재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류 연구관은 “각종 축제나 행사 때 무형문화재 공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대전시가 개최하는 각종 행사 등에 축하 공연에 무형문화재를 활용해 공연 기회를 자주 마련하고, 전용공연장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단다.

사실 무형문화재 보존은 상당히 어렵다. 유형문화재와 달리, 눈에 쉽게 띄지 않는 특성 때문에 사회적으로 관심이 없었고, 보존을 위한 지원책도 미약한 게 현실이다.

류용환 연구관은 “무형문화재는 사람과 사람을 매개로 전승되기에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사라지는 문화재”라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ㆍ예능은 조상이 남겨둔 문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다음주 강의:14일 대전의 시인들과 시 속에 나타난 대전 (송기한 대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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