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8일 대전 서구 둔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 시작을 앞두고 기도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
이날 오전 7시. 시험이 한시간여 남은 시간 충남고등학교 시험장 주변도 수험생과 가족, 학교 관계자들 로 북적였다.
올해 수능은 예년과 같은 한파는 없었지만 수험생들의 얼굴은 얼어붙은 듯 굳은 표정 속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한 남학생은 시험장에 경직된 발걸음으로 들어서며 긴장한 듯 연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충남고 시험장 앞은 둔원고와 대성고, 대전고 등 후배들이 선배들을 향한 응원전을 펼치며 따뜻한 차를 건네며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둔원고 여학생 20여명은 '수능 대박 쭉쭉 올라간다' 란 문구를 띄운 스마트폰을 흔들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둔원고 최은비(18)양은 “응원하기 위해 오전 1시부터 친구들과 자리잡고 있었다. 친한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후배 학생들은 각종 피켓과 유명가요를 개사한 응원가로 고사장 앞 분위기를 달궜다. 교사와 학원 강사들 역시 학생 한명 한명 손을 잡으며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8일 27지구 제8시험장인 충남고등학교 고사장에서 한 어머니가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아들을 바라보고있다. 손인중 기자 |
일부 교사들은 준비물을 놓고 온 제자들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한밭고 최경옥 교사는 제자가 시계를 두고와 자신의 손목시계를 빌려주기도 했다.
시험장에는 수험생 몰래 찾아와 응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수험생인 아들과 손주를 격려하고 싶지만 차마 부담이 될까 우려돼 이야기 하지않고 찾아온 것이다.
임옥균(69)씨 부부는 시험장 입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손주인 임재섭 군의 선전을 기원했다.
임씨는 “손자가 첫 수험생이라서 덩달아 조바심이 났다. 부담이 될까봐 숨어서 지켜보며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최희정(46)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최씨는 아들 몰래 시험장에 찾아와 고생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며 두손 모아 염원했다. 입실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지각생들이 부랴부랴 뛰어들어오는 숨가쁜 풍경도 벌어졌다.
8시 10분 입실 마감. 시험장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고 학생들이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교사 학부모들이 좋은 성적을 바라며 기도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전고 김방원 교사는 “어느 해보다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했다”며 “고생한 제자들이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해 좋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며 내장사에서 기원제를 지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 34개 시험장에서 2만1117명, 세종 2개 시험장 660명, 충남 49개 시험장에서 1만9692명이 이날 시험을 치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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