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업사이드 다운]위ㆍ아래로 마주한 행성… 운명적 사랑은 싹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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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업사이드 다운]위ㆍ아래로 마주한 행성… 운명적 사랑은 싹트고

중력을 거스른, 금지된 사랑의 결말은 감독:후안 디에고 솔라나스 출연:짐 스터게스, 커스틴 던스트

  • 승인 2012-11-08 14:13
  • 신문게재 2012-11-09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거꾸로 마주보고 도는 두 행성이 가장 가까이 맞닿는 비밀의 숲에서 사랑을 나눈 아담과 에덴. 하지만 세상은 그들을 갈라놓는다. 10년 뒤 아담은 두 세계가 공존하는 '트랜스 월드'에서 에덴을 발견한다.

데칼코마니처럼 위 아래로 마주 보고 공존하는 두 개의 행성. 위 행성에 사는 여자와 아래 행성에 사는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 각자 자기 행성의 중력에 순응해야 하는 운명을 거스르고 남자는 위로, 여자는 아래로, 상대의 행성을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뻗는다.

'업사이드 다운'은 기발한 상상력과 비주얼이 매혹적인 SF영화다. 두 행성,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포스터에 담긴 '트랜스 월드'처럼 거꾸로 마주보고 살아가는 풍경은 경이롭다. 사랑하는 남녀가 절벽에 서로 거꾸로 매달려 키스를 나누는 장면은 몽환적이다.

아래 세계의 아담(짐 스터게스)은 두 세계가 가장 가까이 맞닿은 비밀의 숲에서 위 세계의 에덴(커스틴 던스트)을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리고 중력을 거스르는 힘겨운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이곳의 법칙은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것. 특히 부유한 위 세계는 가난한 아래 세계 사람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금지된 사랑을 아담과 에덴은 과연 이룰 수 있을까.

자신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중력을 거역하려는 안간힘, 사력을 다해 그(그녀)의 세계에 가까워지려는 몸부림,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공중부양을 그려내기 위해 영화는 모든 걸 쏟아 붓는다.

제작진은 거대한 바퀴 모양의 방 형태의 세트장을 만들어 세트장 자체를 카메라와 함께 360도 회전시켰다. 이는 방이 아닌 방안의 가구나 소품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 아담이 튕겨나가고 위아래로 뒤집히면서 두 개의 중력이 동시에 표현되는 독특한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감독 솔라나스는 2003년 '머리 없는 남자'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머리'를 파는 상점에 들러 여러 가지 '머리'를 착용해보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이 남자를 통해 화려함만 좇는 대중문화와 대량 생산 체제를 꼬집었다.

'머리 없는 남자'만큼 '업사이드 다운'의 상상력은 기발하고 비주얼도 화려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견우와 직녀 같았던 애절한 사랑은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순애보에 머물고 만다. 그것도 갈수록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시나브로 식어가는 느낌이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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