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공정무역은 왜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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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공정무역은 왜 해야 하는가?

[NGO소리]이희성 (재)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 승인 2012-11-07 14:08
  • 신문게재 2012-11-08 20면
  • 이희성 (재)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이희성 (재)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 이희성 (재)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 이희성 (재)아름다운가게 대전·충청본부 공동대표
요즘 '공정'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쓰이고 있다. 공정무역, 공정커피, 공정소비, 공정사회, 공정여행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공정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공평하고 올바름'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공정과 관련된 많은 단어가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사회는 끊임없는 경제 발전을 강조하며 경제 성장이 가난이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왔다. 그러나 무분별한 성장은 오히려 소득의 양극화 문제를 더 가속화시켰으며 환경파괴로 인해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화로 인해 제3세계는 자원을 헐값으로 착취당하고 가난이 더 심각하게 되었으며 환경까지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적 실천들이 대두되었으며 그중 하나인 공정무역(fair trade)은 거래에 있어 불평등을 해소하고, 생산 과정에 있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무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정무역을 간단히 말하면 생산자에게 가장 싼것이 아닌 '공정한 값(fair price)'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정 무역 제품은 커피, 초콜릿, 축구공, 바스코바도(설탕), 올리브유, 의료 및 패션소품 등 200여개 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제품은 커피이다.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국제 거래가 품목으로 커피 재배에 종사하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2500만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2003년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처음으로 공정 무역 운동이 소개되었다. 아름다운가게는 물품을 기증받아 이를 되팔고 그 이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는 등 나눔과 순환의 재활용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아름다운 가게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네팔산 공정 무역 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을 판매하고 있다. 시민들이 적어도 120곳의 커피점에서 '히말라야의 선물'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름다운 가게의 목표다. 이를 위해 공정 무역 커피를 파는 커피점에 '생산자에게 희망을, 소비자에겐 기쁨을' 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주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 히말라야의 선물을 판매하는 가게 위치 등을 소개해주는 '아름다운 카페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였다.

물론 공정 무역에 대한 비판도 있다. 공정무역으로 생산자에게 지불하는 가격이 값싼 상품에 대한 일종의 보조금이 되어 결국 인위적으로 커피 가격이 올라 생산자들이 그 이익을 얻기 위해 초과 공급할 것이란 비판과 공정 무역 자체가 원거리에서 식량을 공급받는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시대에 먹거리 이동거리를 줄이지 못하는 점과 지역의 자급자족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정 무역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매우 가난한 사람들이며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제품들은 생산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이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은 아주 보잘 것 없다. 2006년을 기준으로 북미와 유럽은 전 세계 인구의 12%가 살고 있으면서 전 세계 물자의 60%를 소비하고 있는 반면, 전 세계 60%를 차지하는 아시아인의 20%는 1달러 이하로 생활비로 하루를 보내는 절대 빈곤층을 형성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공정의 정의는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공평하지 않고 올바르지 않음을 알고 있으면서 바꾸지 않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윤리적 소비의 실천과 공정한 경제습관이 우리사회를 공정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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