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최석원 백제문화제 추진위원장

[중도초대석]최석원 백제문화제 추진위원장

축사생략 등 참여형 축제 노력에도 현장선 대접받기 원하는 관행 여전 관객 위주의 운영 좀더 충실해야죠… 60회땐 명품 글로벌축제 도약할 것

  • 승인 2012-11-06 14:15
  • 신문게재 2012-11-07 11면
  • 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 ·정리=공주 박종구 기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 ·정리=공주 박종구 기
▲ 축제 재정위기 속에서도 2007년부터 6년째 백제문화제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 해 온 최석원 위원장. 그는 “백제문화제 자체 혹은 소재 중 일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r />사진=김상구 부장
▲ 축제 재정위기 속에서도 2007년부터 6년째 백제문화제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 해 온 최석원 위원장. 그는 “백제문화제 자체 혹은 소재 중 일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상구 부장

백제문화제추진위원장보다 총장이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리는 최석원(63) 위원장은 작은 거인이다. 살아오는 동안 “운이 좋았다”고 스스로 평가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의 결과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그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의 삶속에 이 같은 긍정의 에너지는 그를 건강하게 하고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처음'이란 단어에 익숙해 있으면서 그 도전을 즐겼다. 그래서인지 처음 도전하고 이뤄낸 것들이 많다. 그의 좌우명은 논어 이인편에 나오는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다.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이다. 역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해로도토스의 『역사』란 책과 『삼국지』를 권한다. 선과 덕을 겸비한 최 위원장과의 인터뷰동안 긍정과 도전의 행복 바이러스가 전염된 것 같았다. 최 위원장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관리 였다”면서 “지연, 학연, 혈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귀띔한다.

<편집자 주>

-공주시 우성면이 고향인 최 위원장의 소년시절은 그리 가난하지 않았다.

10남매중 6번째의 다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무탈하게 자랐다. 일하는 사람들까지 매번 15명정도가 밥을 먹었다. 그 시절에는 다 그랬듯이 먹는 것이 지금처럼 풍족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밥 먹는 것은 전쟁일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 집에 손님이 오면 무엇을 손에 쥐여 보낼까 걱정하셨던 분이었다. 먹고 살기 어려운 때였으니까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같은 부모의 가르침 속에 어린 최 위원장은 공부를 잘했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 당시 누님이 초등학교 교사를 했었는데 책을 빌려 줬다. 그때 위인전을 모두 읽었다. 그것이 성장기 최 위원장에게 큰 도움이 되었단다.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최소한 한번은 옮겨 쓰는 습관을 들였던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됐다. 최 위원장은 당시 공부를 잘하면 진학했던 공주중학교가 아닌 영명중학교에 입학한다. 왜냐하면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질풍노도의 중학교시절을 지낸 최 위원장은 공주사대부고를 진학하고 열심히 대학의 꿈을 키웠다.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것 같다”고 최 위원장은 강조했다.

중학교 진학할 때도 그랬고 선생님이 말씀을 잘 듣고 따랐으며 고교 진학도 그랬고 대학 진학도 순탄했었다. 그는 “살다보니 나는 항상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대학을 진학 할 당시 공주사범대 지구과학과 1회였다. “지리 비슷한 것 같아서 지원했는데 다양한 학문이었다”고 회상했다. 무엇이든 1회가 상당히 중요하다. 조금 못해도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처음에 대한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렸던 것 같다. 대학도 1회였지만 교수시절에도 미국유학당시 미국에서는 환경지질을 가르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환경지질에 대한 개념과 학과를 도입해 설립하게 된다. 그래서 태동한 것인 공주대 자연과학대의 환경지질과학과다.

두 번째 처음한 것은 문화재를 지질학에 도입한 것이다. 90년대말 충남도에서 처음 시작했다. “탑 등 석조 문화재가 풍화돼서 이것을 보존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돌이니까 지질학과에서 취급해야 된다”고 해서 우리가 맡게 됐다. 그때 연구해서 태동된 것이 『충청남도 석조문화재 현황과 보존대책』이란 책이다. 그래서 중앙문화재위원을 역임하고 다보탑보존위원 등을 하면서 대학에서는 '문화재 보존과학과'도 만들게 됐다. 이처럼 처음하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 교육관이 뚜렷했다.

“수구꼴통”이란 소리도 자주 들었다. 나이도 먹고 교육자이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최 위원장에게는 이유가 있다. 교육을 어떻게 원하는 것만 가르칠 수 있겠는가. 우리의 틀에 맞춰 교육을 시키면서 고쳐도 되겠다 하는 것은 고쳐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그대로 가야한다. 교육이란 것은 정체성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질학을 배우러온 학생들이 쉬운 학문만 탐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키마'이론이 있다. 경험을 많이 쌓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여행을 많이 하게하는 등 경험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모범생교육'이 문제다. 모든 학생을 모범생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전과목을 잘할 수는 없다. 글로벌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 대학원 진학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대학원진학당시 최 위원장은 고민이 있었지만 취직보다는 대학을 택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를 하고 박사과정에서 6~7년을 고생했다. 당시 시골에서는 정보가 부족해 박사를 하라고 해도 안하고 석사에 만족할 당시였다. 하지만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박사과정을 한다. 지방대 출신 조교도 처음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려운 박사코스를 밟게된다. 당시 3000원을 받으면 삼계탕 한 그릇과 소주 몇 병을 먹을 정도였단다. 졸업 후 그는 공주대 자연과학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재직초에 같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지금의 부인을 만났고 이후 2002년 공주대 총장에 취임했다.

-백제문화제와의 만남은 특별했다.

백제문화제와 이완구 도지사의 권유로 인연이 됐다. 총장이후 미국에 있는데 백제문화제 담당자가 전화를 했다. 당시 이 지사로부터 “충남도, 공주, 부여 등 3개 기관의 갈등이나 조정해주세요”란 말을 듣고 추진위원장을 맡게 됐다. 백제문화제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백제문화제는 내 인생에 신바람과 열정이 절로 나게 하는 존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백제문화제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34개 기초단체 등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1000개 내외의 축제 중 각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어느 곳을 둘러봐도 2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공동 진행하는 축제도 찾기 어렵다. 2007년부터 6년째 축제를 진두지휘해온 수장 및 고향지킴이로서 큰 보람과 자부심 자체다.

-“백제문화제를 어떻게 추진했냐”는 질문에 그는 '백제문화의 세계화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고 밝혔다.

이는 동아시아의 문화강국, 국제교류의 중심국이었던 백제의 가치와 진면모를 재발견하고, 이를 오늘로 이어주는 '창의적인 축제'에 초점을 뒀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백제문화제가 공주와 부여를 포함한 충청도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과 자부심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방점은 '민간 주도의 참여형 축제'에 뒀다. 백제문화제는 '축제재정의 자립성 강화'를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2008년 10일간 개최된 제54회 백제문화제는 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지난해(제57회)와 올해(제58회)는 50억여원의 예산으로 그 이상의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 수익형 축제 프로그램 개발 및 민간참여의 활성화 방안 등을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백제 콘텐츠 개발ㆍ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 '백제콘텐츠의 상품화'를 통해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백제문화제에 대한 잘된 점과 아쉬운 점으로 여러 가지를 들었다.

잘된 점으로 백제문화제는 우선 외형적인 수치만으로도 성공한 축제다. 제58회 백제문화제에 외국인 4만명을 포함하여 총 153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9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주민과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개ㆍ폐막식 등에 축사를 거의 생략하는 등 해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대접받기를 원하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백제문화제는 주민과 관람객 등 '게스트'(관객)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론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 축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한껏 즐기면서도 정작 비용부담에는 인색하다는 점도 개선이 요구된다.

-백제문화제의 중장기 발전방안에 대한 견해도 다양했다.

세계적인 명품축제로 도약하기 위해선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다. 백제문화제는 제60회를 맞이하는 2014년을 계기로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모멘텀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제의 춤과 음악, 미마지의 부활'을 부주제로 삼았던 제58회 백제문화제는 일본 고대음악과 연극의 모태가 된 '최초의 한류스타' 미마지를 통해 백제문화의 우수성과 개방성을 재확인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일본에 한자와 유학을 전해준 백제인 왕인, 아직기와 마찬가지로 미마지를 국내 역사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한 전개할 예정이다.

'민간 참여' 활성화 대책도 가속화될 것이다. 수익창출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축제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홍보관을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올해 폐막식에서 '합창'으로 선보인 것처럼 기존 연예인 중심의 행사를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백제문화제 자체 혹은 소재 중 일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조만간 관련 학자, 문화재ㆍ축제 관계자 등과 지혜를 모으고, 그 실천방안을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 “퇴직후 어떤생활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소박하게 몇가지를 들었다.

올해 백제문화제의 부제가 됐던 '미마지'도 교과서에 등재되기 위해 추진위를 만들겠다. 또한 충남에 세계문화유산이 없다. 무녕왕릉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진하고 정부가 공주, 부여, 익산을 역사문화단지로 만들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계룡산은 세계적인 영산으로 이름 나 있어서 영산모임을 하고 싶다. 또한 여러 가지 재능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재능 및 교육기부 쪽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최석원 그는 누구인가
학력:▲공주대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공주사범대학 지구과학과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과(석ㆍ박사)졸업

경력: ▲공주대 자연과학대학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교류교수 ▲공주대학교 총장 ▲충남세계문화유산 추진위원회 위원장 ▲문화재위원회 위원▲대한지질학회장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위원장 ▲2010 세계 대백제전 조직위원장▲ (사)한국녹색지구환경연구소 이사장 ▲충남 향토사 연구 연합회장

수상: ▲대한지질학회 학술상 ▲대한민국과학기술훈장(웅비장)▲자랑스런 충남인상 ▲공주대학교 30년 근속표창 ▲러시아 정부 공훈메달

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 ·정리=공주 박종구 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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