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기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정치인들이 말잘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러나 그 말에는 반드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왜곡된 말로 국민의 귀를 솔깃하게 함으로써 결과야 어떻든 형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꾸미는 경우를 본다.
이제는 국민의 정치의식수준도 높아지고 선거에 대한 안목도 높아져 구태정치는 타파하고 희망의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보여야만 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정치인들이 보다 진실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라면서 최근 황당하기 그지없는 투표지분류기 조작논란에 대해 일선 선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으로서 그 허위를 국민들에게 알려 다시는 투표지분류기조작 논란이 없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처음 선보인 투표지분류기(이를 “개표기” 라 일걸었다.)에 대하여 당시 하나의 정당으로부터 개표 조작가능성이 제기되어 전국의 투표지를 무작위 선정하여 50% 정도를 재검한 바 있다. 이 재검에는 선거 쟁송 절차에 따라 각 정당의 참관 하에 이루어졌는데 결과는 투표지분류기가 분류한 투표지는 한 표의 오차도 발생되지 않았다.
그러함에도 일부 언론에서 투표지분류기의 프로그램 조작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의 언행은 국가의 혼란을 부추기는 한심한 작태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또 투표지분류기 조작가능성을 흘려 선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려 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실 제16대 대선이후에도 제17대 대선과 두번에 걸친 국회의원 선거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되었으며 그때마다 정당관계자들과 개표사무원, 개표참관인 등 관계자들이 직접 시연에 참여하게 하고 개표과정을 자켜보게 해 한치의 오차없음을 보여주어 투표지분류기에 대한 신뢰를 쌓고 더나아가 그 우수성에 대한 칭찬을 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 투표지분류기의 개표방식을 넘어 이제는 전자투·개표 로드맵을 갖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국회에서 이 전자 투·개표기 확보를 위한 예산을 승인하지 않음으로써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공직선거에는 아직 도입하지 못하고 있으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는 농·수·축협장 선거,국공립대학장 선거, 기타 단체장 선거 등에 전자 투·개표를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충남대학교 총장선거를 전자투표방식으로 치렀는데, 당시 전자투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우려가 높아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없는 시연과 설명회를 연바 있다. 결국 선거가 끝난 후에야 이제는 선거가 전자투표로 가야한다는 결론을 그들로부터 들었다. 잘 아는 바대로 선거는 직접·비밀·보통·평등의 4가지 큰 원칙하에 치러진다. 이 원칙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이는 어떠한 훼손도 용납지 않는다.
투표의 한표 한표는 소중한 국민의 주권이며 선거의 생명이다. 이 생명이 끊어지면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자명하다.
“천하우락재선거”라 하였다. 국민들의 근심걱정과 편안함이 다 선거에 달려있으니 선거는 조그마한 흠도 용납지 않는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한치의 흠도 없는 완벽한 선거관리를 지향한다. 또한 국민들에게 주권과 투표참여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국민의 대표를 바로 세워 국가의 위상과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오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의 신뢰에서 바탕한다. 또다시 개표기의 조작가능성을 제기하려 한다면 이번 대통령선거에 참관인이든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우리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상황을 참여하여 지켜보고 부디 앞으로 국민을 현혹시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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