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화(SKㆍ왼쪽 사진), 조동찬(삼성) 선수. |
프로야구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이하 KS)에서 지역 출신 선수들이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형제 또는 동문이 양편으로 갈려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2012 팔도 프로야구 KS에 진출한 삼성과 SK는 31일 경기 전까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혈전을 치르고 있다.
SK가 제출한 엔트리 26명 가운데에는 조동화(32), 박정배(31), 박희수(30) 등 지역 출신 3명이 포함돼 있다.
삼성 엔트리 26명 중에는 조동찬(30)이 유일한 지역 배출 선수다.
가장 눈길을 끄는 상황은 조동화와 조동찬이 형제 사이라는 것이다.
중동초-공주중-공주고를 나란히 졸업한 이들은 형이 2010년 SK신고선수, 동생이 2002년 2차 전체 8순위로 삼성에 각각 입단하면서 진로가 엇갈렸다.
삼성과 SK는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KS에서 만났다.
조동화, 조동찬은 한국 최고의 무대에서 형제애를 접어두고 서로에게 칼끝을 겨눠야 하는 얄궂은 운명을 3년째 맞이하는 셈이다.
조동찬은 KS 4차전까지 2루와 3루를 오가며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며 14타수 2안타 2타점, 조동화는 백업 외야수로 출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SK 불펜에도 대전, 충남 출신이 있다.
중동초-공주중-공주고 출신인 박정배와 유천초-한밭중-대전고를 나온 박희수가 그 주인공.
박정배는 삼성 조동찬의 초-중-고 1년 선배다.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으며 챙겨줬을 후배가 이제는 마운드와 타석에서 피말리는 승부를 펼쳐야 하는 적수가 돼 있는 것이다.
박정배는 지난달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S 3차전에서 조동찬을 두 번 만났다.
2회에는 삼진, 3회는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우위를 지켰다.
박희수는 유일한 대전 출신이다.
올해 SK필승조로 활약하며 8승 1패 6S 34홀드로 홀드 신기록을 세운 그는 KS에서도 철벽 불펜임을 과시 중이다.
지금까지 2경기 2.2이닝 무실점 1홀드를 올리고 있다.
중ㆍ고교 시절 동년배로 지역 라이벌팀에 몸담았던 조동찬과는 KS 3차전 8회초에 맞닥뜨려 삼진으로 돌려세운 바 있다.
지역 야구팬들은 이같은 지역 출신 프로선수들의 매치업에 KS 관전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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