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 우울증 등으로 가출한 꽃다운 10대 3명이 동반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의 여고생(17), 부산의 중학교를 중퇴한 10대(여ㆍ17), 광주에 사는 10대(여ㆍ19)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돌연 생을 마감했다.
사는 지역도 학교도 다른 이들이 어떻게 한 곳의 장소에서 투신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할까.
경찰조사에서는 지난 8월에도 A양과 B양이 함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양은 대전에서 여자고등학교에 다니며 취업연수를 나간 상태였고 B양은 부산에서 중학교를 중퇴한 여학생이었다. 이에 경찰은 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자살사이트, 가출사이트 등을 통해 만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소녀, 가정문제로 고민이 많은 내성적인 학생들은 인터넷사이트 등 공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대전청소년상담복지센터 김주원 소장은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청소년들은 자살사이트에 접속하거나 귀중품 정리, 죽음에 대한 이야기 등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가족내에서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징후가 포착되면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유명포털에는 재워주세요, 가출 채팅, 가출카페, 가출패밀리, 가출여중생 등 연관검색어가 흔하게 노출돼 있다. 누구나 여과 없이 쉽게 이러한 사이트, 카페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회적으로도 불법유해사이트도 꾸준하게 적발되고 있다.
경찰청이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 8월까지 305개의 폭발물ㆍ자살사이트가 경찰단속에 적발됐다. 무분별한 불법유해사이트 범람으로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찰 단속도 한계점에 노출돼 있다.
자살사이트 등에 대해 단속에는 나서지만 청소년들이 가출 정보를 공유하는 가출사이트, 가출팸 등은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적발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미흡하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산경찰 관계자는 “한 학생에게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유서형식의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며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내역, 인터넷접속기록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인터넷 자살, 가출사이트에서 만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수사를 진행해봐야 알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수ㆍ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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