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류현진의 미국행을 조건부 수락하면서 단서로 내건 '합당한 금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액수는 '괴물'이 태평양을 건널 수 있을지 국내무대에 발목이 잡힐지 결정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한화와 류현진이 이에 대해 합의했지만 비공개하기로 하면서 정확한 금액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야구계에선 2000만 달러(한화 약 220억원) 안팎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금액은 역대 일본 선수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금액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 프로야구에 비해 미국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현실과 최소한 미국 구단이 한국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라는 기대심리의 접점이 이 정도 금액이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명문 텍사스 레인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투수 다르빗슈를 포스팅시스템으로 영입했다. 이때 텍사스가 다르빗슈 원 소속구단인 니혼햄 파이터스에 5170만 달러에 영입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도 2007년 마쓰자카를 같은 방식으로 데려오면서 세이부라이온즈에 5110만 달러를 건넨 적이 있다.
이보다 조금 낮은 금액을 받고 태평양을 건넌 일본 투수도 있다. 1년 전 포스팅이 아닌 FA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일본 투수 이와쿠마는 1700만 달러의 이적료를 받기도 했다.
과거 포스팅시스템 헐값에 그쳤던 한국 투수들의 뼈아픈 전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이상훈은 60만 달러, 2002년 임창용은 65만 달러, 2002년 진필중은 2만5000달러의 초라한 결과를 받아들어 본인과 소속구단 모두 실망감을 떠안은 바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10여 개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고 올림픽, WBC 등 국제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류현진으로서는 최소한 이같은 굴욕은 맛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한 야구인은 “2000만 달러 안팎이면 한화가 류현진을 보낸 보상금액으로 수준급 용병과 국내 A급 FA를 잡아올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며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최소한 15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까지는 나오지 않을까 보여진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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