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사랑만 쟁취,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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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사랑만 쟁취,안될까요?

여대생을 짝사랑하던 중국집 배달원 혁명투사가 되는데… 감독:육상효 출연:김인권, 유다인, 조정석, 박철민

  • 승인 2012-10-25 14:02
  • 신문게재 2012-10-26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중국집 배달원의 또 다른 이름 철가방. 강대오는 배달을 나간 학교에서 여대생 예린을 보고는 첫눈에 반한다. 음식 값으로 받은 돈이 발단이었다. 돈에는 그녀의 생일파티 날짜와 장소가 적혀있었다.

'강철대오'라는 제목에서 80년대 학생운동이 떠오른다(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수식어가 '구국의 강철대오'였다). 배경도 1985년 미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이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 심각하기는커녕 웃음이 '빵빵' 터진다. '대오'는 중국집 배달원의 이름이고, 그는 사랑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순진한 청년이다. 대오(김인권)는 평소 좋아하던 예린(유다인)의 생일파티가 열린다는 곳으로 사랑을 고백하러간다. 그 자리에 모인 것은 웬걸, 시위에 나선 운동권 학생들. 생일파티는 시위 날짜와 장소를 알리는 암호였던 것. 얼떨결에 동참하게 된 대오는 미문화원을 점거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 예린이 있는 걸 보고는 전설적 혁명투사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소재로 빌려왔지만 기둥줄거리는 중국집 배달원과 여대생의 사랑이야기다. 육상효 감독은 웃고 울리는 재주가 남다른 것 같다. 취업이 안 되는 청년백수가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는 '방가? 방가!'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웃음 속에 따뜻하게 담아냈듯,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에서도 연신 폭소탄을 안기면서도 따뜻한 휴머니즘을 잃지 않는다.

김완선의 노래 '오늘 밤'이 '민중가요'가 되는 것은 폭소급 센스다. 경찰에 포위돼 배곯은 학생들에게 철가방 배달원들이 짜장면을 건네주고 전투경찰까지 함께 앉아 짜장면을 먹는 장면은 가슴이 따뜻해진다. 웃음의 8할은 김인권이다. 천의 얼굴로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맛깔나게, 사랑하는 여자 앞에선 수줍게, 때론 잘 보이려고 허세도 부리는 대오는 서툴고 부족해서 더 애틋하다. '평미남(평균 미만의 남자)', 소시민의 모습을 '대체불가'로 뽑아낸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조정석이 '민중가요의 조용필'로 등장하고, 박철민의 유쾌한 애드리브, 김기방의 어눌한 대학생, '순돌이' 이건주의 허기진 연기가 재미를 더 한다. 주성치식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청춘은 뜨겁고 사랑은 혁명이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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