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년생 '질경이' 76ⅹ57㎝ 나무 |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말라 죽기까지의 풀의 모습이다. 성민우 작가의 '일년생'전이 오는 오늘부터 31일까지 모리스갤러리에서 열린다. 성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주로 작은 풀들이 등장한다. 기존의 작업들을 통해 늘 풀이라는 생명체가 가진 놀라운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해왔지만, 이번 전시만은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듯하다. 기존의 작업방식이었던 비단 위에 채색과 금분으로 화려하게 그렸었던 작업에서 이번 작업은 작은 풀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나무 위에 옮겨 놓는 작업을 했다.
성 작가가 말하고 있는 '일년생'은 풀의 또 다른 이름을 싹이 트고 자라 꽃이 피고 열매 맺은 뒤 말라 죽는 풀들의 전 생애를 의미하고 있다. 성 작가의 이번 작업은 인간에 비해 짧은 시간을 살아가는 작은 생명체를 조용히 바라보며 작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기다리는 잠깐의 '쉼'으로도 비친다. 늘 친숙하다고 여겨졌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낯선 풀들 그 이름과 모습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풀은 의외로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작품의 풀들은 문득 친숙하게도 문득 낯설게도 느낄 수 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