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인 새벽 시간이었기에 망정이지 아찔하다. 학교가 범죄로부터 무방비 상태임은 오래전부터 걱정거리였다. 서울의 초등학교에서는 ‘묻지마 범죄’까지 발생했지만, 대전만 해도 2009년 이후 최근까지 외부인에 의한 학교 침입 사고가 119건에 이른다. 대개 학교는 경비원이나 배움터 지킴이가 근무하고, CCTV를 설치하고 있더라도 사실상 외부로부터의 범죄를 막기 어렵다. 방과후 학교나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밤까지 문을 여는 곳은 더욱 허술하다.
조폭들이 학교 운동장에까지 들어와 설쳐댄 것을 ‘학교담장 허물기(학교공원화)’ 사업 탓이나 취약시간대인 새벽 때문으로 몰아갈 일이 아니다. 친주민적인 학교 조성,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는 나무랄 데 없다. 다만 반드시 보완돼야 할 안전대책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으니 문제다. 대전의 초등학교들은 문을 활짝 열어놓았음에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배움터 지킴이가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다.
당장 급한 것은 교육·치안당국이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학교안전시스템의 느슨한 구멍부터 꼼꼼히 메우는 일이다. 초등학교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중·고부터 경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험인물’이 학교에 들어올 수 없도록 보안시설과 보안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다. 취약시간대는 경찰이 학교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학교만큼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학교와 교육청은 이번과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교 안에까지 침범하는 범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치안이 불안하니 시민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 아닌가.
경찰은 조폭 관리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조폭들이 도심 한 복판 학교 운동장에서 버젓이 집단난투극을 벌일 정도라면 조폭관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것에 다름없다. 조폭들에게 당하는 이들은 힘없는 서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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