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욱]행복과 멀어지는 핵분열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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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욱]행복과 멀어지는 핵분열 가정

[월요아침]황대욱 대전 가정법원 조정위원

  • 승인 2012-10-21 13:25
  • 신문게재 2012-10-22 20면
  • 황대욱 대전 가정법원 조정위원황대욱 대전 가정법원 조정위원
▲ 황대욱 대전 가정법원 조정위원
▲ 황대욱 대전 가정법원 조정위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야하며, 삶의 목적이 다양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크고 헌법에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가정은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수가 전체가구의 넷 중 하나로 전통적 가족구성이 핵가족에서 진화하여 따뜻한 정이 약해지고 행복마저 멀어져가면서 정신건강까지 문제되는 핵분열가정에 이르렀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손주가 모여 살던 대가족 형태가 기본이던 시절이 지나고, 너무나 소중한 아들 딸들은 학교에서 돌아와 혼자 집을 지키고 맞벌이나 외벌이로 가정경제를 이끄는 부모와 얼굴마주하고 대화하던 밥상머리교육도 잊혀져 가고 있다.

최근 연구 발표에서 청소년들이 행복의 조건 중에 가족보다는 돈을 더 선택한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정의 구성원들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망각한 채 더 나은 파랑새 꿈을 찾아 각자 홀로서기를 강요받고 있다. 자주 들어 귀에 익숙한 기러기 가족에서부터 가정이 핵분열하여 살아가는 사회변화현실은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를 갖지 않는 가정, 재혼가족, 돌싱, 골드미스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과 가정에 있음을 톨스토이의 작품과 연결해 볼 수 있다. 그는 '행복론'에서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현재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라고 했다.

검은머리가 파뿌리 같이 되어도 영원히 살자던 사랑의 맹세도, 결혼식장에서 하객들 앞에 엄숙하게 선포된 성혼선언문도 부부가 서로를 위하고 이해하지 못해 신혼에서 황혼부부까지도 휴지조각처럼 가볍게 여기는 세상이다. 다양한 이유를 상대의 책임으로 돌리며 파기하는 가정 붕괴 현장을 보면서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결혼생활이 괴롭고 서로가 미워지면 대화가 사라진다. 한 지붕아래서도 각자의 생활이 별거로 시작되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결혼이란 의미가 무의미해지게 되고 식물상태가 되면 마지막에는 부부 중에 한쪽이 다른 상대를 찾는 불륜을 저지르거나 양쪽모두 불륜으로 나타나서 소중한 가정의 행복을 차 버리는 이혼이라는 파탄에 이르기도 한다.

재판상 이혼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3년 이상 생사불명,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요즘은 사유들을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법정에서 판사와 조정위원 앞에 제시된 이혼서류를 보면 부부가 상대의 부정적인 마이너스부분만이 소설처럼 나열된다.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자 및 양육자, 양육비 등을 서로가 얼마를 주고 받아야 된다는, 돈이 주된 쟁점이 되는 이혼소송은 당사자들의 문제이지만 영향범위는 가족구성원 모두와 사회전체에 미치고 있다. 가정법원은 이혼숙려제도, 조정제도를 통해 재결합이나 원만한 협의로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찾아 주려고 하고 있다.

가정환경은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자녀들에게 삶의 기준과 인격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에게는 암선고와 같은 충격을 준다고 했으며, 청소년범죄의 90%정도가 이러한 가정에서 파생된다는 수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사회전체가 어려운 불경기에는 이혼율이 줄어지듯이 주변의 멋있고 좋아 보이는 사람이나 사물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과 상대적 불평등의 어려움을 서로가 이해하고 극복할 때에 행복과 멀어져 가는 핵분열 가정은 가족모두가 마음의 부자가 되는 행복이 가득한 파랑새 꿈들이 가장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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