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술 공연은 생전 처음 구경해 봤네요. 점심도 주고 생필품까지 집으로 배달해 준다니 우리 같은 노인들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스산하게 내린 17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가양 2동에 있는 동구노인종합사회복지관.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 돌봄에 앞장서는 한화그룹이 창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잔치를 마련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노인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화그룹 중부지역 9개 계열사로 구성된 한화봉사단 주최로 경로 효도잔치가 열렸다.
효도잔치에 참석한 노인들은 짧지만 즐겁고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잔치는 한화봉사단의 인사말에 이어 11시 30분부터 공연이 시작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명창의 민요를 필두로 트로트와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어 창술 공연과 마술공연까지 거듭하면서 잔치에 참석한 노인들은 세상의 시름을 잊고 한껏 빠져들었다. 공연이 끝난 뒤 한화봉사단이 마련한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은 노인들은 800만원 상당의 쌀과 라면까지 전달받아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김철민(가명·72) 할아버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같은 노인들을 생각해 주는 게 너무 고맙다”며 “이런 잔치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한화봉사단은 10년 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와 동백점, 한화케미칼 중앙연구소, 한화생명, 한화증권, 한화이글스 등 중부지역 9개 계열사 60여명이 연합으로 구성됐다.
각 사업체의 장이 모여 한화그룹 중부지역협의회를 꾸린 뒤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다양한 지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가족캠프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어린이 캠프, 한국메세나 협의회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팝&클래식 공연 등 많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또 지역의 각종 재해나 재난상황 발생시에도 구호활동을 전개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한화봉사단은 직원이 1만원을 내면 각 회사는 매칭기부로 1.5배인 1만5000원을 기부, 재정적으로도 여유롭게 봉사를 전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날 한화봉사단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최덕호 한화증권 본부장은 “계열사 9곳이 사업장마다 특성을 살려 봉사활동을 전개하다보니 물품이나 재정, 재능, 인력 등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다”며 “소외계층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인식해 삶의 활기를 불어 넣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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