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대생 '학자금 대출 갚으려다 병원신세'

1명 사망ㆍ2명 중상… 비밀통로가 탈출구 막아 화 키워 인명피해 왜 컸나

지난 6월6일 낮 12시22분께 당진의 불법성매매업소에서 불이나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 3명이 경상을 입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2000년대 발생한 제 2의 군산감둑화재로 불릴만한 안타까운 사건이다.

군산감둑화재는 군산 개복동(2002년)과 대명동(2000년)의 집창촌화재로 18명의 성매매여성이 사망한 사고다. 군산 감둑(대명동 일대)은 과거 전북, 호남권의 잘 알려진 집창촌이었다.

무허가 윤락가의 감금장치 사례인 바깥과 안을 잠그는 2중잠금장치는 대한민국 성매매업소의 인권유린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화재 참사로 성매매여성이 숨지며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의 성매매방지특별법이 만들어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진화재도 경찰단속을 피하려고 만든 비밀통로(철문)가 화재시 탈출구를 막아버리며 화를 키웠다.

마사지업주 A씨는 상가건물 3층에 마사지업소, 4층은 성매매 밀실, 5층 성매매여성 숙소로 활용하며 불법성매매영업을 했다. A씨는 경찰단속을 피하려고 성매매 밀실에 비밀통로를 만들어 숙소와 연결시켰고 이 출입문은 철문으로 만들었다.

출입문에 장금장치까지 해놓으며 대낮에 불이 났지만 화재시 대피할 통로를 막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된다. 결국 대낮에 불이 났지만 성매매업소에서 주방일을 보던 K(여ㆍ63)씨가 질식해 숨졌다.

숨진 식당종업원 K씨는 생활비와 남편치료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업소 주방에서 근무하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성매매여성 L(33)씨, 또 다른 K(27)씨는 화재발생시 대피를 못하고 4층에서 뛰어내리다 중상으로 장애를 입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K씨는 경기도 일원의 대학에 다니던 여대생으로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성매매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여대생이었던 그녀는 이제는 하반신 골반이 틀어지는 장애를 입고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L씨도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인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업소를 찾아가는 성매수남, 성매매여성은 성매매가 범죄라는 죄의식이 희박하다”며 “성매매는 명백히 범죄이며 처벌대상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대생이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돈을 벌러 온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고용한 업주와 바지사장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