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와 모차르트, 다르지 않다.
▲ 박지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사업팀 차장 |
우선, 위로의 기능이란다. 공감과 치유다. 두 번째는 기쁨의 기능, 즉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으로 희망의 기능이다. 삶에 대한 희망, 이것이 바로 음악의 궁극적 가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렇다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모차르트에 대해선 대게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모차르트는 1756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1791년까지 살았다. 그의 시대에는 바흐를 중심으로 한 귀족적이고, 종교적이고, 틀에 얽매였던 음악이 주를 이뤘다. 서민의 일상생활을 대변하는 음악적 요구에 부응한 이가 모차르트라 할 수 있다. 바로 오페라를 통해서다. 지금 우리에겐 오페라도 소위, '있어 보이는 음악'으로 느껴지지만, 당대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 서민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말춤'을 패러디한 음악들이 넘쳐나는 것처럼, 모차르트의 음악도 당시에는 패러디의 대상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얘기다.
박 차장은 “어떤 음악을 들을 것인가. 정답은 없다. 옳고 그름도 없다. 개인의 취향”이라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도 여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클래식,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느끼다.
클래식(Classic)은 본래 '클라시쿠스'(Classicus)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이 단어는 고대 로마 시민의 최상 계급을 일컫는 말로 '잘 정돈된', '품위 있는', '모범적인' 의미다. 보통, 클래식 음악 하면 '그들만의 리그', '고루한' 음악이라는 이미지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렇지만, 박 차장은 “클래식 음악은 우리의 일상 중 영화와 광고 등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클래식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치밀하고 정교한 구조가 있다. 희로애락과 역사, 신화, 문학, 미술 등 다양한 테마도 있다. 수세기에 걸친 천재들의 걸작이라는 점도 클래식만의 특별함이다. 박 차장은 “클래식 음악을 알아가고 자주 들으면 어느 순간 어느 곡을 만났을 때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황홀경을 맛보게 된다”고 말했다.
#'대전'의 클래식을 말하다.
우선 오케스트라다. 대전시립교향악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고 정두영씨다. 플루티스트이자 지휘자, 작곡가였던 그는 '사랑'이라는 곡으로 유명하다. 1984년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한 사람은 지휘자 금난새다.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만든 그는 1998년부터 1년간 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였다. 민간단체로는 안디무지크 챔버오케스트라를 꼽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합창이다. 1981년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전신인 대전합창단을 창단한 이는 서강복 전 목원대 교수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사람은 지금의 상임지휘자이자 예술감독인 빈프리트 톨이다. 민간 합창단으로는 대전 솔리스트 앙상블과 솔리스트 디바 등이 활동하고 있다.
오페라도 있다. 대전 오페라단은 최남인 배재대 교수가 1988년 창단했다. 김영석 충남대 교수가 이끄는 (사)글로벌 아트 오페라단도 있다. 리소르젠떼 오페라단, M in S 오페라단 등은 대전의 오페라를 이끄는 주요 단체다.
대전ㆍ충청권 5인의 작곡가가 모여 창단한 '주창회'(주제가 있는 창작 음악회)도 특별하다. 창단 멤버인 채경화 배재대 교수는 '대전지역'과 '백제'라는 주제로 지역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도 있다. 대전 출신으로 지난 8월부터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차장은 '대전예술기획'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민간기획사가 순수음악 축제를 10년 넘게 이끌어왔다는 것은 고집과 철학 없이는 힘든 일”이라며 “지역 문화는 공연장, 예술단체, 관객이라는 거대 집단이 형성하지만, 조용하고 꾸준히 한 발 한 발 내딛는 소수에 의해서도 형성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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