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도 저는 출근합니다. 평소처럼 오전 6시에 집을 나서 출근을 서둘렀지요. 중앙로에서 버스를 내려 지하철로 환승한 뒤 목적지인 탄방역에서 하차했습니다. 역사를 빠져나오면 지척에 위치한 직장.
그러나 교대시간인 오전 7시 10분이 되려면 아직도 많이 남았기에 직장 빌딩의 주변에 설치한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지요. 그리곤 주파수를 라디오에 맞추며 시간을 재고 있노라니 다시금 눈에 거슬리는 광경이 목격됐습니다.
그건 바로 벤치 곁에 있는 휴지통 주변에 담배꽁초들이 즐비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교대를 하고나서야 비로소 청소를 할 수 있었기에 마음이 불편하긴 했으되 아무튼 꾹 참았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었기에 야근을 마친 전임자와 교대를 하는 즉시로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지요.
그리곤 빌딩의 주변은 물론이고 흡연실이 위치한 건물의 뒤까지 가면서 청소를 했습니다. 한데 다시 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드러났으니 그것 역시도 흡연실에 당당히 서 있는 휴지통을 무시하고 그 주변에 마구 담배꽁초를 버린 것 때문이었지요.
흡연실은 두 곳인데 한 곳은 여성흡연실입니다. 하지만 그곳 역시 빨간 립스틱이 선명하게 묻어있는 담배꽁초들 역시도 아무렇게나 나둥그러져 있더군요. 순간 '어떤 여자인지는 모르겠으되 아무튼 매너 참 빵점이네!'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됐습니다.
백해무익이라는 담배는 그러나 일종의 기호품이기에 담배를 태우든 말든 그건 각자의 몫입니다. 그렇지만 엄연히 바로 곁에 휴지통과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에 마구 투기하는 행태와 나쁜 버릇은 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요? 이러한 사례는 부지기수인데 하나만 더 피력하겠습니다.
지난주 야근을 할 때의 일입니다. 아무리 봐도 중학생 쯤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 여자 둘과 남자 아이 이렇게 셋이서 회사건물 뒤의 벤치에서 연신 흡연을 하고 있더군요. 그날 역시도 주변이 더럽기에 청소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녀석들은 연신 입에서 '10더하기 8'을 달면서 욕을 하고 있었고 더불어 계속하여 그렇게 침을 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정도가 오죽했으면 참다 못 해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아이 참 더러워 죽겠네! 니들 얼른 가!” 그러자 녀석들은 쓰다달다 일언반구도 않곤 구렁이가 사라지듯 그렇게 피하더라고요. 요즘은 길거리에서도 대낮에 여성들이 버젓이 담배를 꼬나물고 서 있는 모습을 쉬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립스틱이 묻어있는 담배꽁초를 보는 제 맘은 왜 그리도 걱정이 앞서는 걸까요?
홍경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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