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무장 병원' 범죄종합병원

의사·사무장·환자 공모, 입원서류 조작 보험금 타내 간호조무사는 의사 둔갑… 성형시술·불법낙태수술도

▲ 환자의 입원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보험회사로부터 수억원의 진료비를 받아 챙긴 병원장과 사무장이 검거돼 8일 대전지방경찰청에서 사건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대전의 한 사무장병원이 범죄집합소가 돼 보험사기, 불법의료행위 등을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의사와 사무장은 입원서류를 조작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금을 부당수령하다 쇠고랑을 차게 됐다.

환자들은 경미한 부상을 입고 입원한 것으로 꾸며 민영보험금을 타냈다가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가짜 입원기록으로 보험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의사 A(61)씨와 간호조무사 C(62)씨를 구속했다.

A씨가 운영한 병원에서 입원서류를 조작해 민영보험금을 타낸 208명의 환자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구 갈마동에 병원을 차려놓고 입원서류를 조작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억7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다.

환자 B씨 등 208명은 허위 조작한 입원서류를 민영보험사에 제출해 8억여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가짜환자는 조직폭력배, 보험설계사, 대학강사, 택시운전기사, 회사원, 가정주부, 간호사 등 다양하다.

의사, 사무장, 환자가 공모해 입원하지 않고 입원한 것처럼 꾸미거나 입원기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보험사기행각을 벌였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간호조무사인 C씨를 고용해 초빙된 서울의 유명성형외과 의사로 속이고 80만~300여만원을 받고 불법성형 시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수입을 늘리기 위해선 낙태의뢰를 받고 50여만원을 받고 불법 낙태수술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가 운영한 병원은 1년이 넘는 범행기간 동안 2000여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병원에 입원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불법수령한 환자가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불구속된 208명을 제외한 100여명에 대해서 여죄를 수사중이다.

고준재 대전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은 “사무장병원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보다 사업수단으로 악용돼 보험사기,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며 “지능화·조직화 되는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사 A씨는 사무장 B(47)씨와 공모해 사무장병원을 운영했고 B씨는 지난해 11월께 경찰조사가 시작되자 서구 도마동 일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