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금연구역 운영 실효성 논란

내년부터 2675곳 시행… 예산ㆍ단속인력 부족 등 현실성 없어

천안시가 내년부터 시내버스정류장 등 지역 내 2675개 공공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운영키로 했지만 정작 단속인력 부족 등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 8월 '금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도시공원 134개소를 비롯해 버스정류소 1234개소, 택시승차대 45개소, 어린이놀이터 832개소, 학교환경위생정화(절대)구역 120개소, 가스충전소 및 주유소 234개소, 문화재보호구역 77개소 등 모두 2675개소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이곳에서는 내년 1월 23일부터 흡연이 전면 금지되고 이를 어기다 적발되면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예산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단속인력조차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을 낳고 있다.

시는 동남구와 서북구 금연구역에 각 2명씩의 단속인력을 배치키로 했지만 이마저도 관련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2600여곳의 금연구역을 불과 4명이 단속한다는 것부터 현실적 한계”라며 “금연구역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도시문화를 만들고 이어 차선책으로 지도단속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시는 2008년 지역 18개 학교와 담배 연기 없는 학교 만들기 협약을 체결하면서 '청소년 금연 도시'를 선포했지만 효과가 선언수준이다.

지난 3월에는 아파트단지 복도와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운영하지만, 관련 조례가 시행되지 않아 공공장소 흡연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시 홈페이지에는 대흥동~신부동 '걷고 싶은 거리'에 담배 연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최근 노점상이 철거돼 벤치 등 휴게시설이 설치된 신부동 종합터미널 맞은편도 거리 흡연에 대한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천안시의회 전종한 총무복지위원장은 “국제 건강도시를 지향하는 시가 금연구역을 지정하고 조례를 시행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오히려 선언에 그치는 사문화 될 수있다”고 우려했다.

시 보건관계자는 “금연조례가 본격 시행되면 종합터미널과 천안역 등 공공장소부터 금연거리를 만들어 확산시키겠다”며 “우선 현재 지정한 금연구역을 단계적으로 단속하고 인력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