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균]노인의 날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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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균]노인의 날을 보내며

[기고]김선균 전 우송정보대 교수

  • 승인 2012-10-04 14:25
  • 신문게재 2012-10-05 20면
  • 김선균김선균
▲ 김선균 전 우송정보대 교수
▲ 김선균 전 우송정보대 교수
지난 2일 노인의 날을 보내면서 우리사회의 경로사상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

며칠 전 친구들 다섯이서 저녁을 먹으러 선화동에 있는 모 식당을 찾았다. 음식을 시키고 나니 식당앞 주차장에서 계속적으로 차량경보음이 2~3분 간격으로 울리는 것이었다. 30여분이 지나도록 계속하여 울리니까 식당에 있는 손님들이 식당주인에게 식사를 할 수가 없으니 나가서 경보음이 울리지 않도록 차량에 연락처가 있으면 연락을 하여 경보음을 끄도록 부탁을 했다. 식당주인이 밖으로 나가서 차에 있는 전화로 연락을 하니 남자가 받으면서 아는 여자의 차니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보음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식당에는 세팀의 손님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시끄러움 때문에 한마디씩 했다. “빨리좀 끄지 시끄러워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네” 또는 “왜 경보음이 오래 울리는 거야. 빨리와서 끄지”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중 전화한 지 10여분이 지나 식당주인이 20대정도의 차량주인 듯한 여자가 왔다고 했다.

일행 중 나이가 가장 많으면서 예절에 밝은 노인이 밖으로 나가 왜 경보음이 계속해서 울리느냐며 경보음을 끄라고 하니까 차주라는 여성은 경보음 끌 생각은 안하고 차량정비하는 곳에 연락을 하며 “나는 잘못이 없어요. 차가 그러는 거지, 내가 그런게 아니잖아요?”라고 짜증섞인 말을 했다고 한다.

노인이 “나쁜사람 같으니라구. '미안합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하고 식당으로 들어와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잠시 후 20대로 보이는 건장한 젊은이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그 젊은이는 “어떤 놈이 내 마누라에게 욕을 했어?”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노인들이 식사하는 테이블 앞에서 삿대질을 하는 것이었다. “야 젊은 사람이 노인들에게 '놈'이라니 당신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하며 나이가 가장 많은 노인이 일어서니까 식당주인과 같이온 일행이 말려서 젊은이는 밖으로 나갔다. 노인은 “젊은이는 가르쳐야 돼. 저렇게 버르장 머리가 없어서야”하면서 밖으로 나가 젊은이에게 “당신 할아버지 뻘 되는 노인들에게 자초지종도 들어보지 않고 욕을 해도 되는가?”하니까 “야 XX야. 네 놈이 먼저 내 마누라에게 욕을 했잖아”하면서 달려들어 노인을 때리려 했단다.

그러니까 차주인인 여자가 남자의 몸을 감싸며 말려 노인은 맞지는 않았다. 5분쯤 후 경찰관 두명이 와서 상황을 보고 양측의 이야기를 듣고는 노인에게 들어가 식사를 하라고 해 노인들은 들어와 식사를 하고 젊은이들은 차를 타고 갔다.

지금까지는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실제 상황 이야기다.

문제는 대전이라는 곳이 효의 본 고장이요, 효문화센터를 세우고, 효의 진흥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절의 고장이다.

젊은이가 노인에게 마구 대하고 욕을 해도 법적으로는 어떤 책임도 없다. 현실에서 젊은이가 잘못을 했을때 “당신이 잘못했다”고 꾸짖음을 줄 수 있는 노인층이 사라질까 봐 걱정이 된다.

정치하는 분들이여! 법을 다루는 분들이여! 경로효친사상에 따라 젊은이의 잘못을 꾸짖고 충고할 수 있도록 법 좀 만들어 달라.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좋고, 건강을 위한 체육대회도, 또 노인의 날이라고 기념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노인들이 이 사회에서 자랑스럽진 않아도 그냥 노인답게 살 수만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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