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원로 서양화가 고 김치중 화백이 머나먼 화첩 기행을 떠나듯 지상에서 영원으로 떠났다.
지난달 28일 향년 65세로 타계한 김 화백의 영결식이 3일 오전 9시 대전 중구문화원에서 엄수됐다.
40여 년 동안 교육자로 활동하며 후학양성을 해온 고인의 영결식은 부인과 선원ㆍ선혜ㆍ선웅씨 등 유가족을 비롯해 미술인 등 조문객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미술협회 장으로 치러졌다.
한국적 작품세계를 고집하던 고인은 화구를 챙겨들고 야외 사생을 떠나기 좋은 계절, 묵묵히 풍경을 찾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소개, 추모사, 조시, 영결사 낭독을 거쳐 고인의 생전 모습을 그리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서재흥 장례위원장은 “긴 회색 머리카락을 출렁이며 바쁜 손놀림으로 살아 숨 쉬는 작품을 위해 붓질하시던 거친 듯 부드러운 멋진 예술가이자, 술 한잔 기울일 때면 이내 해맑은 미소를 지으셨다”고 추억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멋을 아시던 다정한 선생님을 쓸쓸히 가슴에 묻고 하늘나라에서의 만남으로 미뤄두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화가 기산 정명희 씨는 ‘그대 떠난 빈자리를 생각하며’라는 조시에서 “그대 그림처럼 무지갯빛 찬란한 꽃이라던가…./ 그대 남기고 간 빈자리마다/ 그림으로 채우노라면/ 어느새 그대/ 거기 있으려니”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가족과 문화·예술인은 고인을 기리는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영전에 차례로 헌화하며 고인과 작별을 고했다.
영결식 후 유족 등은 보은군 회남면 조곡리 선산에서 안장식을 치렀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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