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미래행정은 투명과 소통, 나눔과 협력이 핵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육동일]미래행정은 투명과 소통, 나눔과 협력이 핵심

[기고]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전 대전발전연구원장

  • 승인 2012-10-02 13:14
  • 신문게재 2012-10-03 20면
  • 육동일육동일
▲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전 대전발전연구원장
▲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전 대전발전연구원장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를 단순히 예측하는데서 나아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세종시가 출범하고 국무총리실이 이전하면서 세종시에서는 이제 새로운 국가행정이 시작된다. 대전시도 '국가행정의 세종시대' 그리고 '충남행정의 내포신도시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자치행정의 대전시대'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국가행정이나 자치행정이 공히 지향해야 할 미래행정은 투명과 소통 그리고 나눔과 협력이 행정의 핵심이 돼야 한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 스웨덴에서 우리가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다. 스웨덴은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대학, 기업사무실까지 투명한 유리가 설치되어 있다.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조는 개인의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책실명제, 모든 회의록 공개 등은 스웨덴 열린 행정의 주된 특징이다.

모든 결정과정과 회의록은 일반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일 경우 해당 공무원은 공무상 과실로 처벌받게 돼 있다. 이렇다 보니 정치와 행정이 깨끗할 수 밖에 없다.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생각, 언행, 소신 등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다음 선거에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정치인의 능력과 무능력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민원인과 골프치며 나눈 개인적인 거래조차 공개된다. 공무원의 사사로운 행위가 공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한가지 장점은 국민들의 생활양식도 공개주의에 따라 투명하게 생활하도록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탈세, 뇌물공세, 이권이나 인사청탁 등이 발을 못붙이게 함으로써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생활습관과 관행이 몸에 배게 된다. 투명한 행정을 통해서 총체적인 사회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정신은 스웨덴의 중요한 민주주의의 가치로 200년 이상 간직되면서 열린 행정과 책임행정의 밑거름이 되었다. 모든 것이 투명한 사회, 모든 것이 공개되는 행정 이것이 바로 세종시와 대전시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행정의 목표다. 행정과정상의 모든 사업, 정책, 인사 등과 관련된 자료와 정보 및 회의록은 국민과 시민들의 알 권리가 충족되도록 공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다음, 미래행정은 소통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최근 '공자의 경영학'이 재해석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소통이다. 즉 공자의 경영학은 인(仁)의 실현을 목표로 하며 그것은 소통을 통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여준 경청과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건설이야 말로 공자가 제시하는 경영학의 요체다. “말하는 것은 3년이면 배우지만, 듣는 것은 60년이 걸려야 배운다”는 말이 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지금 세종시와 대전시에서는 말하는 리더보다 듣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행정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입이 아니라 귀다.

2014년까지 9부2처2청을 비롯한 36개의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만 세종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국정의 비효율성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협력행정과 나눔의 리더십을 정립하는 것이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현재 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처할거주의에 의해 중앙과 지방정부간 그리고 정부부처간 상호협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기 부처나 부서의 기득권을 지키는데만 몰두한다. 고령화와 저출산, 에너지와 환경, 경기침체와 부채, 빈곤과 격차 문제 등 앞으로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은 중앙과 지방간 그리고 부처간 긴밀한 협력없이는 그 해결이 불가능하다. 또한 뛰어난 1인의 리더보다는 정부조직내 역량있는 여러 리더들이 권한을 나누는 나눔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성공한다. 지금 세종시와 대전시는 다가올 미래행정을 창조해 내야 할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